부시 "지금은 전쟁 중 … 철군 안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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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이 극심해지는 가운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3일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이라크에서 철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전쟁 중이다. 무자비한 적과 싸우고 있다. 이라크에서 우리의 임무를 완수하는 것이 숨진 미군 희생자들의 명예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테러리스트와 저항세력은 우리가 철군하기를 바라고 야만적인 술책을 쓸 것이나 뜻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3일 이라크 서부지역에서 미 해병대원 14명이 폭사한 사건을 보고받은 직후 나왔다. 이라크 전쟁이 시작된 이래 단일 사건으로 최대 희생이다. 해병대원들은 바그다드 북서쪽 220km 지점의 하디사시(市) 인근에서 작전 중 장갑차가 도로매설폭탄에 의해 파괴되면서 몰사했다. 1일에도 같은 지역에서 5명의 해병대가 저항세력의 총격으로 사망했다.

이라크 중북부에서 활동하는 저항세력 안사르 알순나군(軍)은 3일 성명에서 "하디사 공격으로 미군 8명을 사살했으며 부상당한 미 해병 1명을 포로로 잡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국방부는 저항세력의 발표를 부인했다. 그러나 안사르 알순나는 "곧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저항세력이 미군에 대한 공격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번 주에만 미 해병 21명이 사망했다"면서 "미국과 영국의 철수 계획이 밝혀지면서 저항세력이 자신감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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