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신' KBS 대하드라마 북한이 찍어 우리가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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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 평양에 있는 조선중앙텔레비전 세트장에서 진행 중인 북한 외주제작 드라마 '사육신'의 촬영 모습. [KBS 제공]

▶ 조명애씨

북한에서 만든 드라마가 이르면 내년 8월 사상 처음으로 국내 TV에서 방영된다.

KBS는 4일 "70분짜리 24부작 대하 역사 드라마'사육신'을 북한에 외주 제작을 의뢰하는 형식으로 만들기로 했다"며 "지난달 26일 북한 배우 17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북한 조선중앙텔레비전 세트장에서 첫 촬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KBS는 '사육신' 제작을 위해 2003년 9월부터 조선중앙방송위원회와 개성.금강산 등에서 접촉해왔으며, 양측은 올 1월 사육신의 충절과 기개를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제작하자는데 최종 합의했다. 4월 중국 베이징에서 양측 작가들이 만나 9일 동안 대본 공동작업을 진행했고, 6월 양측 제작 스태프가 개성에서 만나 의상.분장.미술.효과.조명 등에 대한 협의를 마쳤다. 모든 배역은 북한 배우가 맡게 되며, 제작비와 방송 장비 등은 KBS에서 부담한다. 판권.저작권은 KBS에 있지만, 북한 내 방영권은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갖기로 합의함으로써 남북한에서 함께 볼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 놓았다.

KBS 남북교류협력팀 김용기씨는 "남북교류활성화 차원에서 제작을 추진한 것"이라며 "등장인물 모두가 북한 말투를 사용하고 평양 거리 등의 배경이 등장하는 만큼 시청자들에게 북한의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액수는 방송이 나갈 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북측과 합의했다"며 "국내 드라마의 제작비보다는 적은 액수"라고만 밝혔다.

'사육신'은 평양.개성.묘향산 등을 돌며 1년 간 현지 로케이션을 할 예정이며 북한 드라마 사상 처음으로 동시녹음과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된다.

주인공 성삼문 역은 북한 최고 미남 배우 박성욱(34)이, 성삼문의 연인 정소연 역은 김련화(33)가 맡았다. 삼성 애니콜 광고에 이효리와 함께 등장해 남한에서도 인지도를 높인 북한 무용수 조명애(22)가 김종서의 수양딸 솔매로 출연한다. 메가폰은 남한에도 소개된 북한 영화 '림꺽정'을 연출한 장영복 감독이 잡았다. 제작은 내년 7월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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