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치열…멋진 한판승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슈팅 계속 터진 역전의 드라마
0…걸작의 축구 쇼였다. 제15회 시·도대항 고교축구대회의 결승전인 대구 대륜고 - 강원 춘전고의 대결(23일·서울운)은 축구의 진미를 최대로 분출시킨 멋진 한판이었다.
파란 잔디 위에서 양팀은 정상을 다루는 강팀답게 시종 격렬하고 다이내믹한 공방을 치열하게 펼쳐냈다.
그리고 축구의 꽃이라 할 골을 속출 시켰으며, 거듭되는 타이와 역전의 드라마는 흥미만점이었다.
최후의 승부가 너무나 극적이었다. 경기종료 불과 30초전 스코어는 2-2로 연장전이 확실시됐다.
그러나 골을 먹은 춘전고 선수들만이 망연자실한 해프닝이 아니었다.
최태휴의 드리블과 센터링, 그리고 최우수선수 박동균의 강한 땅볼 슛이 번개같이 엮어져 5천여 관객이 비병과 같은 환성을 토했다.
당초 약세로 평가되던 춘천고가 전반36분 선제골(남상용,손웅정)을 잡으면서부터 게임은 불을 뿜었다.
이후 대륜고가 2꼴(후반11분 박동균, 후반17분 유정봉)을 탈취하고 춘천고가 두번째 동점골 (후반32분 김교선)을 성공, 쫓고 쫓기는 파란의 드라마가 압권이었다.

<대륜, 올2관 왕>
○…대륜고는 73년 창단이래 77년 대구MBC대회(문교부장관기 쟁탈)에서 첫 우승을 기록한 적이 있으나 서울에서 열린 빅이벤트를 휘어잡은 것이 처음이며 올해 들어 지난16일 축구협회장배 쟁탈 부산대회 우승과 함께 2관 왕으로 군림, 고교축구에 새 판도를 이룩했다.

<춘천고 급성장>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춘천고의 영광도 대륜고 못지 않다.
작년3월 창단과 함께 춘계연맹전(효창운)에 데뷔했을 때 동문인 코미디언 이주일씨가 응원을 나와 웃음과 화제를 자아냈다.
그로부터 불과 1년반. 춘천고의 급성장은 경이적인 것이었으며 60년대 국가대표 명 공격수였던 이풍길 코치의 능력이 크게 돋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동지상고·신흥실고·경신고등·유명 강호들을 연파한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1, 2, 3년생이 각각3∼5명씩 고루 섞인 춘천과의 전력은 탄력 있는 기동력, 안정된 개인기등 틀림없는 정상급 수준이었다.

<동문 이주일 나와 춘천고 응원 폭소>
○…하프타임때 동문 이주일씨가 대규모 춘전고 응원단 앞에 나서 특유의 몸짓으로 응원을 선도, 폭소를 자아냈다. 이때는 춘천고가 1:0으로 앞서 우승이 눈앞에 어른거렸으므로 서울운동장은 완전히 춘천고의 축제의 날이었다.
촌천고 1천5백여 대응원단이 등장한 것은 처음이며 그동안 춘천은 축구불모지였다.
춘천고는 박종환(청소년대표 및 서울시청코치) 박영환(한진코치)등이 활약한 58년 전국체전 (서울)때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과거의 최고전적이었고 62년 팀이 해체되었었다.

<장학금 1억5천 이주일 작년한해>
○…작년에 모교의 장학기금으로 1억5천만원을 쾌척한바 있는 이주일씨는 경기 후 「엄숙한」표정으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다음 대회에서는 우승이 틀림없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