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 외교력 부족 서독협조 못 얻어|대신 브라질전훈을 모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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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축구국가대표 화랑의 유럽전지 훈련계획이 대한축구협회의 준비 소홀로 무산되고 말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전력강화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축구협회는 국제담당 박동희부회장을 최근 서독으로 파견, 20여일 동안 머물며 화랑의 전지훈련에 관한 서독축구계의 협조를 얻기 위해 교섭을 벌였으나 각 프로클럽으로부터 아무런 호응을 받지 못해 전지훈련계획이 백지화된 것이다.
최순영회장은 지난 6월 화랑의 서독전지훈련 계획을 공식으로 발표했고 협회사무국은 선수들의 여권을 준비하기까지 했다.
화랑은 지난 6월 대통령컵 국제대회 이후 태릉선수촌에 입촌하여 50여일 동안 최대 취약점의 하나인 체력보강에 주력하는 훈련에 힘써 현재 상당한 성과를 울렸으며 아시안게임 출전까지 앞으로 70여일 동안은 전술훈련을 쌓아야 할 처지다.
따라서 화랑의 경기력을 단시일안에 대폭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외국의 수준 높은 프로팀들과의 실전경험이 가장 중요하며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서도 해외전지훈련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번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는 화랑이 중공·북한·쿠웨이트·이란·이라크·일본 등의 세찬 도전으로 4년전 방콕대회의 우승을 재현할 가능성이 거의 희박한 실정이므로 화랑의 전력강화에 총력을 경주해야하는 급박한 상황이다.
쿠웨이트의 경우 이미 스페인 월드컵대회 직후 영국에서 6주간의 훈련을 쌓았으며 일본도 서독·오스트리아·유고 둥을 순회하는 해외전지훈련으로 임전태세를 가다듬었다.
서독전지훈련의 취소로 화랑선수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지자 축구협회는 오완진부회장을 통해 브라질전지훈련을 교섭하고 있다.
오 부회장은 9월중 5∼6차례의 경기를 갖는 등 약 2주간의 전지훈련을 위해 브라질의 오페라리오 클럽 등과 교섭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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