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출연 위해 귀국한 배우 윤정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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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파리에 살고있는 윤정희씨가 영화출연을 위해14일 서울에 왔다. 서울을 떠난 지 9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예쁜 얼굴과 잔잔한 미소는 데뷔 때의 모습과 조금도 변함이 없다.
이번에 윤씨가 출연할 영화는 『저녁에 우는새』. 김강윤 오리지널 시나리오에 김수용연출 작품이다. 『김감독님이 보내주신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대단한 매력을 느꼈어요. 여 주인공에서 「시몬·시뇨레」의 분위기를 느꼈고 그런 분위기의 영화를 평소 해보고 싶었거든요』 윤씨의 말이다. 이번 영화는 또 윤씨의 부군 피아니스트 백건자씨가 특별히 관심을 갖고 격려를 하더라고. 백씨는 영화평론가 뺨치게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안목이 높다는 것이 윤씨의 평가. 77년『화려한 외출』때는 백씨가 직접 촬영장에 나가서 김수용감독과 연출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고 아내의 연기를 스냅하기도 했다. 그런 백씨의 추천이고 보니 윤씨로서도 각오가 단단해질 수밖에.
『저녁에 우는 새』는 연상의 여성과 쫓기는 한 청년과의 짧은 사랑을 그린 것.
윤씨와 김감독은 많은 작품에서 함께 일해왔다.
67년 『안개』에서부터 윤씨가 서울에 있을 때 출연한 일련의 영화『까치소리』 『산불』등은 물론 윤씨가 파리로 떠난 뒤에 출연한 10편의 영화 가운데서도 9편이 김감독의 연출작품이다.
『김감독님의 연출은 신뢰할 수 있고, 또 모두성공을 거두었다』 고 윤씨는 말한다.
영화는 18일부터 촬영이 시작됐고 수원근교와 강원도가 주무대가 된다.
개봉은 늦가을이나 초 겨울로 예정하고 있다.
이제 완숙한 경지인 윤씨의 연기가 어떻게 화면에 재현될지 기대를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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