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으로 떼돈 버는 미국 유명 인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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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미국정부의 전직고관, 은퇴한 스타 플레이어, 저명한 언론인, 시사비평가들이 하루저녁 모임에서 간단한 스피치를 해주는 댓가로 최저 2천∼3천 달러(1백50만∼2백25만원)에서 최고 2만 달러(약1천5백 만원)의 엄청난「벌이」를 하고있다.
이들이 청중에게 베푸는 것은 약간의 웃음거리나 경제에 대한 이해와 정치사의 이면을 들려주는 정도. 그러나 연사에게 베풀어지는 것은 웬만한 대학교수의 연봉과도 맞먹는 액수다.
이들 중 A급에 속하는 인물로는 「레이건」정부의 전 국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헤이그」와 「닉슨」행정부 때 같은 직을 맡았던「헨리·키신저」이밖에 칼럼니스트「플·하비」와 뉴스 캐스터 「댄·래더」등을 들 수 있다.
「헤이그」의 경우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국법률가협회모임에서 30분간 연단에선 댓가로 2만 달러(1천5백만원)를 받았다. 이는 그가 장관시절 받았던 월급의 3배나 되는 액수.
이 같은 연사 초빙모임은 미국 곳곳에서 붐을 이루고 있으며 많은 정치가·교육자·저자 등이 지난해 보다 30%나 인상된 강연료에 이끌려 저마다 연단에 서기를 열망하고 있다.
이들의 강연료는 사람마다 달라 「앤랜더즈」나「애비게일·밴·뷰런」같은 칼럼니스트는 1시간에 7천5백 달러 (약5백60만원),TV 뉴스캐스터인「데이비드·브린클리」는 1만 달러,「제럴드·포드」 전대통령은 1만5천∼2만 달러 (1천1백∼1천5백만원), 유명한 뉴스해설가「월터·크론카이트」는 시간당 2만 달러(1천5백만원)를 받는다.
어떤 연사들은 갖가지 모임에 수 없이 불려나가기 때문에 「부업」이 본업으로 뒤바뀐 경우도 없지 않다.
풍자적인 해설가로 이름 난「아트·부크월드」는 1년 평균 25회의 연설로 25만 달러(1억8천7백5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칼럼니스트 「잭·앤더슨」은 1주일에 2∼3차례로 연간 50만∼75만달러(3억7천5백만∼5억6천2백만원)의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이건」도 대통령이 되기 전 2년 동안 연사 노릇으로 2백만 달러 (15억원)를 벌었다.
이 분야의 최고 기록은 칼럼니스트「제임즈·길패트릭」으로 그는 연간 3백회의 강연으로 해마다 2백만 달러(15억원)이상을 벌고 있다. 이 밖에 커미디언「딕·그레고리」도 2천∼3천달러(l백50만∼2백25만원)의 비교적 낮은 보수이기는 하지만 누구 못지 않게 바쁜 사람이다. 얼마 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정부안의 남녀차별 문제로 「레이건」대통령과 언쟁을 벌였던 노 여기자「세러·매클랜던」 또한 3천∼5천 달러 (2백25만∼3백75만원)를 받고 만찬 모임에 자주 불려 다니는 편.
연사들에게는 이 같은 기본적인 보수 외에. 비행기 값·숙박료·식비 등이 추가로 지급되고 때로는 부부등반 비용까지 첨가되기도 한다. 청중들이 입장권을 사 갖고 들어가는 무임일 경우 어떤 연사는 그 판매수익의 일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황금기를 맞은 연사 초청모임은 역시 TV가 붐을 이루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고 많은 모임들은 이제 연사들에게 지급하는 몫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만 달러의 예산을 짜 놓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가 되고있다.
대학관계자 등 일부에서는 각종 사회단체나 모임의 연사초청비가 지나칠 정도로 비싸 저명한 인물을 학교강당에 세울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불평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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