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 집 보러 가십니까 이거 꼭 오려 가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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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여름 휴가철에 더욱 바쁜 사람들이 있다. 올 가을 이사갈 집을 여기저기 돌아보려는 사람들이다. 문제가 없는 집이어야 할 텐데. 하지만 남의 집을 방문해 짧은 시간 동안 이를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주인이 흠을 일부러 말해주는 경우는 없으니 더욱 그렇다. 당사자들이 꼼꼼히 챙길 수밖에. 본지 주부통신원이 이사갈 집을 볼 때 꼭 따져보아야 할 점들을 알아보았다.

집을 사거나 세를 들 때 꼼꼼히 챙길 것들이 많다. 법률 문제를 소홀히 할 경우 자칫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집 살 때=사고 싶은 집을 골랐다면 가장 먼저 법원 등기소에서 등기부등본을 열람하고 소유권을 제한하는 근저당권이나 압류.가압류.가등기.예고등기 등이 걸린 게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가등기나 예고등기가 걸려 있다면 추후 재산권 행사에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사지 않는 게 좋다. 대출금도 잔금 지급과 동시에 갚는다는 조건을 단다.

권리관계에 문제가 없다면 구청 또는 군청에서 토지이용계획 확인원과 건축물관리대장.토지대장 등을 떼어보고 자신이 알고 있는 면적.지번.소유자와 서류상의 사실이 일치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계약할 때는 상대방이 실소유주인지 확인하고, 대리인일 경우 반드시 위임장과 인감증명서.주민등록증을 통해 신원을 파악해야 한다. 계약서상의 이름은 본인이 직접 쓰고, 인감도장을 사용한다.

계약서 특약란에는 추후 분쟁의 소지가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을 모두 언급해 놓는 게 좋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계약 당시의 등기부상 권리관계를 잔금 지급 때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포함해 계약 불이행시 손해배상 문제, 세금.공과금 및 하자 보수 처리 방법 등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돈이 오갈 때는 반드시 영수증을 받아두고, 소유권이 넘어올 때까지 여러 차례 등기부등본을 재확인해 권리 변동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세 들 때=전셋집을 구할 때도 근저당권.가압류.가등기 여부를 살펴보는 건 기본이다. 대출이 많이 끼어 있는 집은 경매에 넘어갈 경우 전세 보증금을 날릴 수도 있다. 법무법인 산하 강은현 실장은 "선순위 권리가액과 본인을 포함한 선순위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더한 금액을 따져 보아야 한다"면서 "총액이 아파트는 시세의 70%, 단독주택은 시세의 50%를 넘어선다면 전세를 들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자신이 주는 전세보증금으로 대출을 갚아 선순위 근저당권을 해제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좋다.

특히 신축 아파트는 중도금 및 계약금 대출로 분양대금의 50~60%가 넘는 대출이 끼어 있다. 반면 전셋값은 대개 집값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집주인의 상환능력을 따져봐야 한다. 분양권에 가압류 등이 없는지 해당 건설회사와 재건축.재개발조합 등을 통해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계약할 때는 집을 살 때와 마찬가지로 실소유주와 계약하고, 중도금.잔금 지급 전 등기부등본을 확인해 권리변동이 있는지도 꼼꼼히 확인해 본다.

계약 후에는 즉시 관할 동사무소나 등기소 등에 가서 확정일자를 받아두고 이사와 동시에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이는 전셋집 구할 때 핵심절차다. 그래야 집이 경매나 공매로 넘어갈 경우 집을 비워주지 않아도 되는 대항력이 생기고, 후순위권자나 다른 채권자 등에 비해 보증금을 우선 변제받는 자격을 얻게 된다.

서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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