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육로로 평양 방문… 시기는 미정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92) 여사가 육로를 통해 평양을 방문한다. 하지만 방북 시기는 결정 못하고 추후 더 논의키로 했다.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21일 개성공단에서 북측과 실무 협의를 마치고 도라산 출입사무소로 돌아와 "방북 경로는 육로로 가는 것에 합의했고 숙소도 전에 두번 묵었던 백화원초대소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방북시기는 2차 실무접촉에서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김 전 장관은 "방북 시기와 인원 문제는 조금 더 의논하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여사님께 보고하고 의논한 다음 2차 실무접촉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 측은 빠르면 내주 중 북측과 다시 연락을 취할 수도 있다. 북측과 협상은 변수가 많아 방북 일정이 해를 넘어갈 가능성도 있다.

김 전 장관은 “이 여사가 두 군데 어린이집, 애육원을 방문하는 것도 북측이 수용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방문 때 전달할 물품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김 전 장관은 "무슨 물품을 원하는지 말해주면 준비하겠다고 했더니 '그렇게까지 염려말고 여사님이 주고 싶은 물건을 주면 감사하게 받겠다'고 했다"며 "(북측에서) '2000년에는 고난의 행군을 하던 시절이기 때문에 그땐 그랬지만 지금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어린이들을 굉장히 사랑해서 사실은 예전보단 훨씬 나아졌고 지금은 다 행복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원동연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이 여사가 고령인데 평양을 방문하시겠다고 한 것을 굉장히 높이 존중하고 평가하며 윗분의 뜻을 받들어 나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사 측은 방북이 이뤄질 경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도 전했다. 김 전 장관은 "'한다, 안 한다'는 말은 없었다"면서 "처음부터 원 부위원장이 '윗분의 뜻을 받들어 왔다'고 한 게 함축적이지 않나는 생각이다. 서로 토를 달고 얘기를 진전시키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 등 김대중평화센터 및 '사랑의 친구들' 관계자 7명은 경의선 육로로 개성공단에 들어가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관계자들과 만나 이 여사의 방북 문제를 협의했다.

이해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