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고무줄 하나, 사람 한명 몫 하네?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수술시에는 정확성과 효율성이 반드시 담보되야 한다. 때문에 보통 수술에 1명의 집도의와 보조의사 2명, 마취과 의사와 간호사 등을 포함해 모두 5~6명 정도가 투입돼 서로 역할을 분담한다.

그런데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에서는 보조의사사 1명의 역할을 고무줄이 대신하고 있다. 1.5kg이 되는 무거운 장기 '간'의 수술에서다. 이 고무줄은 수술용으로 특별히 제작된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 고무줄이다.

21일 연세대의료원에 따르면 간암센터는 간의 절단면을 당기는 데 고무줄을 사용한다. 보통 집도의가 당기거나 보조의사가 담당하는 역할을 일반 고무줄을 응용해 해결하는 것이다.

이유는 이렇다. 집도의가 한 손으로 메스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절단면을 당기고 있을 때 출혈 등 긴급상황이 발생하면 조치가 그만큼 늦게 된다. 보조의사가 대신 당기더라도 장시간을 버티다보면 자칫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고, 보조의사의 손이 집도의의 시야를 가리기도 한다. 고무줄 하나로 이런 문제들을 간단하게 해결하는 셈이다. 간암센터에서는 간의 뒷부분에 있는 종양을 앞 쪽으로 끌어당기는 데에도 고무줄을 사용하고 있다.

연세암병원 간암센터는 고무줄을 이용해 연간 약 400례의 간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300례가 넘는 복강경과 로봇수술에도 마찬가지로 고무줄을 이용한 방법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최진섭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장(간담췌외과)은 “당기는 부위와 힘의 정도에 따라 보통 2~3개의 고무줄이 사용되는데 고무줄은 탄성이 있어 지속적으로 같은 힘을 주는 것이 가능하다”며 “수술방에 출입하는 인원이 많을수록 감염이나 뜻하지 않은 사고의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환자 안전의 측면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인기기사]

·셀트리온 미국 시장 진출 초읽기 …미 류마티스학회서 관심 집중 [2014/11/20] 
·칼라세븐, 세계 최대 의료산업 전시회 'MEDICA 2014' 참가 [2014/11/20] 
·"망막질환자의 반복적 주사 치료, 시신경에는 부정적 영향" [2014/11/20] 
·간섬유화·암 유발 '트리클로산' 안전성 논란 일파만파 [2014/11/20] 
·폐암검진 권고안 공개 "고위험군은 저선량 흉부CT 권고" [2014/11/20] 

박정렬 기자 life@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위 기사는 중앙일보헬스미디어의 제휴기사로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중앙일보헬스미디어에 있습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