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는 5살배기 아들 위해 스파이더맨이 된 아빠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영국의 어느 집 앞, 한 소년이 엄마 손을 잡고 밖으로 나온다. “누군가 곧 온다고 했는데….” 엄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붕에서 스파이더맨이 뛰어내려 모두를 놀라게 한다.

소년은 갑자기 등장한 스파이더맨의 모습에 얼떨떨한 표정이다. “네가 제이든이니?”라고 스파이더맨이 말을 건네자 소년은 수줍게 웃는다. 나이를 묻는 말에는 손가락 다섯 개를 내밀어 보인다. 이날은 소년의 다섯 번째 생일이다. 스파이더맨의 품에 쏙 안긴 소년이 집으로 들어가면서 영상은 마무리된다.

영상 속 스파이더맨은 생일을 맞은 소년 제이든의 아빠 마이크 윌슨이다. 그는 악성 뇌종양을 선고받고 시한부 인생을 사는 아들을 위해 특별한 생일을 고민했고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스파이더맨이 된 것이다.

작년 9월 제이든은 뇌종양 4기 판정을 받았다. 제이든이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은 1년 여 남짓.

아빠 마이크는 스파이더맨 의상을 맞춤제작할 정도로 아들의 생일을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마이크는 전문 '프리러닝' 선수로 세계적인 프리러닝 팀 '3RUN'의 멤버다. 프리러닝이란 다양한 장애물을 이용해 공중돌기 같은 자유로운 움직임을 표현하는 일종의 행위예술이다. 그가 진짜 스파이더맨처럼 능숙하게 지붕에서 뛰어 내려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마이크의 노력은 단지 생일 이벤트로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트위터, 인스타그램뿐 아니라 페이스북 페이지 '호프 포 제이든(Hope For Jayden)과 자신의 홈페에지(mikewilson3run.com)를 통해 전세계 네티즌들로부터 희망의 메시지와 기부를 받는 중이다.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면 제이든과 가족의 행복한 사진과 전세계 네티즌들의 응원 메시지를 볼 수 있다.

배예랑 인턴기자 baeyr03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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