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노출과 여가수들의 노출경쟁은 무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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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MBC ‘생방송 음악캠프’에서의 카우치 두멤버의 알몸 노출은 한국 방송사에 초유의 일로, 시청자에게는 충격을, 가요계에는 허탈감을, 방송계에는 당황스러움을 줬다. 대중매체는 일제히 인디밴드 럭스와 카우치, 그리고 MBC에 대한 비판을 가했다. 그런데 이 비판에는 하나 빠진게 있다. 바로 요즘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 나오는 여가수들과 일부 오락프로그램의 여자 출연자의 노출경쟁이다. 섹시 컨셉이라는 미명하에 보기에도 민망한 노출이 심한 옷을 입는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가창력과 음악성의 경쟁이 아니라 노출의 경쟁을 하려는 듯 일부 여가수들은 그야말로 노출 수위를 점차 높이고 댄스 역시 노출과 맞추는 섹시 댄스로 일관하고 있다. 물론 여가수들이 노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섹시 컨셉으로 획일화하고 있는 여가수들의 음악 프로그램의 점령이 문제다. 음악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댄스 가수와 섹시 컨셉의 가수들이 난무해 ‘여가수는 섹시하다’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이다. 이러한 섹시 가수 위주의 출연은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우선 노출경쟁은 선정성 경쟁으로 이어져 결국 시청자의 정서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친다. 자녀들과 함께 음악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학부모들은 시청자 게시판 등을 통해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선영씨(43, 주부)는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나온 여가수들이 격렬한 춤을 출때 속옷이 보이지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이런 광경을 자녀들과 함께 보는 것이 겁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러한 섹시 컨셉 가수들의 노출경쟁은 경쟁은 음악 프로그램을 음악은 사라지고 볼거리만을 제공하는 비주얼로 전락시켜 음악성이나 가창력으로 승부하는 가수들의 설자리를 잃게 한다. 카우치의 알몸노출로 온국민을 충격에 몰아넣고 정신의 황폐화를 초래했지만 이러한 정서의 황폐화는 카우치만 초래한 것이 아니다. 현재 브라운관에서 노출경쟁을 벌이는 여가수들도 이에 못지 않다. [7월 30일 MBC '생방송 음악캠프' 방송 도중 알몸을 노출해 시청자를 충격으로 몰고간 카우치 멤버들.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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