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수나누기’로 평가한 23 … 발이 늦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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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16강 토너먼트> ○·이세돌 9단 ●·랴오싱원 5단

제3보(21~25)=포석 문제는 논리적인 수준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가령 ‘23~25’까지 둔 장면이 있다면 ‘23~24’를 제외하고 ‘25’를 둬본 다음에 ‘23~25’를 ‘25’와 비교한다. 그리곤 두 장면 중 좋은 것을 취한다.

“수순을 일부 떼어내 비교하는 방식.” ‘수나누기(手割論)’라고 하는데 17세기 일본에서 발견된 혁명적인 방식이다.

 프로들은 익숙하다. 하지만 ‘비교’는 곧 ‘돌아보는 일’이기에 누구나 실전에서는 실수가 비일비재하다. 누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단 말인가.

하변 23이 문제의 수로 지목 받았다. ‘참고도’를 보자. 가만히 두칸 1 벌릴 자리였다. 이후 a 침입을 노릴 수 있다. 상변 b 침입도 있다. 실전은 우변 백에의 침입이 사라졌다. 24·25가 교환된 까닭이다. 하변에서 흑이 25를 손 빼면 안 될까? 그건 백이 3선에 침입해 흑이 나쁘다.

하지만 과연 23의 과오는 큰 걸까? “아직은 괜찮지요. 23~25 지켜두면 ‘참고도’에 비해서 두텁고 집도 크지 않습니까. 좌하 백 석점에 대한 압력도 ‘참고도’에 비하면 훨씬 큽니다.”

해설을 맡은 박영훈(29) 9단의 평인데, 듣고 보니 그렇다.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흑의 감각이 굳은 것으로 보입니다. 집 위주라 활발하지 못해요.”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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