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교황은 '聖人 배출 챔피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5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사진)가 '성인(聖人) 제조 챔피언'의 기록을 계속 경신하고 있다.

스페인을 방문한 요한 바오로2세는 4일(현지시간) 지난 세기에 활동한 스페인 성직자 5명을 성인으로 인정하는 시성식을 거행했다.

이로써 즉위 후 탄생시킨 성인의 수는 4백69명이 됐다. 이는 지난 4백년간 배출된 성인의 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숫자다.

AP통신은 "고령과 파킨슨병, 무릎 관절 부상 등 심각한 건강 문제로 지난 9개월간 해외 순방을 중단했던 교황이 '예외적으로 원기를 회복한 모습'으로 가톨릭 신도 1백만명이 모인 마드리드의 콜론광장에서 시성식을 열었다"고 5일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1936년 스페인내전 때 프랑코 독재정권에 맞서다 처형된 페드로 포베다 신부를 비롯한 2명의 신부와 3명의 수녀에 대한 시성식을 진행했다.

한편 교황의 '성자 다량 배출'조치에 대해 "엄격한 기준과 절차없이 성자와 복자를 남발한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스페인 유력 일간 엘문도 등 현지 언론들은 이번 시성에 대해 "국민의 94%가 가톨릭 신자인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지역에서 최근 들어 가톨릭의 교세가 약화되는 것을 염려한 바티칸의 응급처방"이라고 풀이했다.

신은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