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늑막염(10)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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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늑막염은 우리귀에 익은 이름이다. 가장 상식적인 병으로 생각하나 어려운 점이 많은 병이다.
흔히 늑막염에서 물을 말린다는 말들을 쓰고 있지만 늑막액이 흡수된다해도 많은 후유증을 남길 수 있고, 원인에 따라서는 반복하여 생겨서 제거가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 20대의 늑막염과 50대의 늑막염은 원인이 다를 수가 있어서 같은 방법으로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다.
원인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많은 것이 결핵성 늑막염이다. 어떤 학자는 90%이상이라고까지 말하나 요즘은 비율이 훨씬 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다음으로 암에 의한 늑막액의 축적, 폐렴에 수반되는 늑막액이나 심장병에 따른것, 루머티성, 혹은 교액성 질환에 따른 것을 들 수가 있다. 그외에도 많은 원인이 있다.
늑막염의 두가지 경우를 살펴보자.
22세의 여자환자가 호흡곤란과 흉통을 호소하며 찾아왔다. 진찰해보았더니 우측의 호흡음이 아주 작아지고, 타진상 탁음이 들려 X선 촬영을 했더니 한쪽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하얗게 되어 있었다.
자세히 물었더니 크게 앓았던 병력은 없이 서서히 생겼음을 알 수 있었고 병원에서 진찰을 받아 늑막염이 되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한약을 복용한 경험을 갖고 있었지만 물을 뽑은 적은 한번도 없었고 단지 결핵약을 쓰고 있었으나 호흡근란이 심하여 종합병원을 찾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입원하여 늑막천자로 상당히 많은양(약2L)의 늑막액을 뽑았더니 호흡은 아주 편해졌는데도 사진과 진찰소견에는 아직도 물이 남아 있었다. 다음날 다시 뽑았으나 5백cc정도가 나오고는 더나오지 않았다.
그런데도 X선상에 희게 나오는 것은 이미 늑막유착이 되었기 때문인데 다행히 심한 것은 아니었다. 물을 뽑을때 늑막조직을 생검하여 결핵에 의한 것임이 관명돼 결핵치료를 같이 받았다.
또 다른 예는 63세 남자로 늑막액이 상당히 많아 호흡곤란이 심했다. 천자를 했더니 피가 겪인 늑막액을 볼 수 있었다. 대체로 전이된 암에서 이와같은 현상을 볼 수 있어 정밀검사를 했더니 원인은 폐암에 있었다.
이런 환자는 늑막액을 반복적으로 빼주면 호흡은 펀해지지만 실제로 반복천자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늑막염의 진단은 증세·진찰소견·X선촬영·늑막액검사·조직생검을 종합하여 판단하고 그에 따라 약물요법을 선택하게 되는데 결핵성과 암성인 경우 약물요법의 내용이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치료는 결핵성인 경우 물을 제거할 수 있는 한도까지 하고, 합결핵제를 투여하면서 경과를 보는데 폐결핵의 치료에 준하면 된다.
암으로 인한 경우는 반복천자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속도가 빨라져 천자간격이 단축될 수도 있다. 여기에 쓰이는 약품들은 동위원소·항암제·아타부린·테트라사이클린·탈극분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모두 크게 기대할 것은 못된다.
다음은 서울대 보건대학원장 홍창의박사 (전서울대병원장) 가 집필하는 소아료질환이 연재됩니다.<이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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