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벽돌까지 직접 나서서 골라 … 창업비용 거품 뺐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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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사업으로 돈을 벌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들과 달라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순댓국은 그 어떤 음식보다 흔하게 접할 수 있으니까요. 이걸로 남들과 다른, 하지만 누구나 거부감 없이 맛있다고 느낄 그런 음식을 만들고 싶었어요.”

 담소이야기 창업주 오응석 대표는 건축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이다. 그런 그가 20년 건축인생을 뒤로 하고 음식사업에 도전했다. 이유가 뭘까.

 “순댓국의 돼지 비린내와 머리고기가 싫어 항상 순대만 넣은 순댓국만 먹었어요. 그러다 저와 같은 이유로 순댓국을 멀리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에 착안해 소 사골 순댓국을 고안해 냈죠. 예전부터 커피전문점·와인바 등을 직접 설계 디자인하면서 외식 분야에 관심을 가진 것도 담소이야기 창업에 밑거름이 됐습니다.”

 총성 없는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외식 시장에 담소사골순대는 그렇게 나타났다. 순댓국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소 사골 순댓국이란 차별화된 발상으로 틈새를 파고들었다.

 “인기가 아주 좋아요. 소 사골 육수와 순대의 ‘맛 궁합’에 다들 놀라워합니다. 순댓국에 대한 편견을 깬 거죠. 전통도 좋지만 현대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달라진 입맛에 맞게 융통성을 발휘하되, 맛에 대한 자기만의 철학을 지키는 겁니다. 그리고 이를 제대로 만들고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경쟁이 가능하죠.”

 가맹점·내부직원·협력업체와의 상생은 그의 경영 철칙이다. 오 대표는 건축가 출신답게 매장 인테리어를 손수 지휘했다. “예비창업자들의 초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냉난방 공조시스템부터 가마솥, 심지어 기와 한 장까지 직접 손을 대 창업비용의 거품을 걷어냈어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비해 개설비용이 낮아요.”

 담소이야기엔 12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복지정책은 파격적이다. 1년을 근무하면 1개월 휴가를 주고 동남아부터 유럽까지 근무연수에 따라 해외여행을 보내준다. 이 회사에선 일용직 근로자들도 직원처럼 보너스를 받는다. 지난 7월 1일부터는 직영점 4.5일 근무제를 전격 시행하기도 했다.

 담소이야기는 올 초 대구 반월당점을 열었다. 최근엔 가수 알렉스와 전속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오 대표는 “서민들의 소박한 삶이 녹아 있는 순댓국을 진정한 ‘국민음식’으로 만들겠다”면서 “정도를 걸어 성공을 쟁취하고, 올바른 방식으로 성공의 열매를 나눌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은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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