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일본의 엔저 정책 비판 … "신흥국에 부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3면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G20 정상회의가 열린 호주 브리즈번 컨벤션센터에서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왼쪽)와 함께 호주 명물인 코알라를 안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호주 정부는 G20회의에 앞서 각국 정상들이 코알라를 안아보는 행사를 마련했다. [사진 G20]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일본 정부의 통화정책에 따른 엔저 현상이 다른 나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최근 선진국들이 서로 다른 방향의 통화정책을 펴면서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요 선진국 통화가치의 쏠림 현상은 일부 신흥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국 여건만을 고려한 선진국의 경제 및 통화정책은 신흥국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치고, 이것이 다시 선진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역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현지 브리핑에서 “G20 재무장관회의에선 박 대통령 지적대로 자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환율의 평가절하는 억제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전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G20 성장전략 평가결과’에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국내총생산(GDP) 증가효과가 4.4%로 나타나 G20 회원국의 성장전략 중 한국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15일 업무만찬에선 무역을 통한 선진국과 개도국의 동반성장과 관련해 “한국의 스마트폰은 많은 국가가 글로벌 가치사슬(GVC) 과정에 참여해 만들어낸 부가가치의 합으로, ‘한국산(Made in Korea)’이 아닌 ‘세계산(Made in the World)’”이라며 “새로운 수요 창출로 세계경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한·중·일 정상회담 협력하겠다”=박 대통령은 G20 업무만찬이 끝난 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짧게 대화를 나눴다. 아베 총리는 “(지난 13일 박 대통령의 한·중·일 정상회담 제안을) 회의장에서 먼저 퇴장하는 바람에 나중에 보고받았다. 일본도 협력하겠다”고 말했으며, 박 대통령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일본 언론들이 16일 전했다.

브리즈번(호주)=신용호 기자, 서울=허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