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표시효능 광고대로 믿을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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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한국부인회, 소비자·치과의사 대상 설문조사
작년 하반기부터 28년동안의 럭키치약 독점시장에 새로운 치약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가격도 비싸지고 새 상품의 효능과 품질에 대한 광고경쟁 또한 치열해져 「치약전쟁」이라는 새 용어가 나올 정도다.
한국부인회(회장 박금순)에서는 8일 하오 과열경쟁까지 빚고있는 이러한 치약에 관한 소비자 반응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와함께 현명한 치약 선택법, 올바른 치약 사용법, 구강보건을 다룬 「치약에 관한 간담회」를 마련했다.
치약에 관한 설문조사는 5월31일부터 10일간 중산층과 서민층부분 2백91명과 서울대병원 및 경희의료원 치과의사 6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
현재 시판되고 있는 치약의 종류는 럭키·화이트·부루·시그날·롤게이트·페리오·크로즈업·크리스탈·브렌닥스 등 9가지.
소비자대상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무슨 치약을 쓰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 2백91명중 78%가 「럭키」 및 「화이트」치약을, 「브렌닥스」「크로즈업」등 새치약 사용자는 20%에 불과하고 새로운 치약을 쓰게 된 동기는 신문과 TV광고에서 보고가 3분의 2를 차지했다.
특히 응답자 중 반수이상이 새치약을 한번쯤은 써보았다는 답변을 하고 있다.
새 치약의 가격에 대해서는 비싸다가 83%이고 광고내용은 57%가 부분적으로는 믿지만 과대광고라고 생각하거나(41%), 광고를 너무 많이 한다(38%)고 대답하고 있다.
치약상표가 모두 외래어라는 점에서는 우리말로 고치기를 바라면서(45%), 외래어 표기를 하려면 좀 작게 했으면 좋겠다(28%)는 반응이 절대적이었다.
결국 소비자들은 새치약을 써보고 싶지만 가격이 비싸고 광고만 가지고는 믿을 수 없어 품질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나 경보를 필요로 한다는 의견이었다.
한편 설문에 응답한 62명의 치과의사들은 20여년 동안의 럭키치약 독점이 가격이 싸고 (41명)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중적(13명)이지만 품질과 효능면에선 만족스럽지 못하다(46명)고 지적하고 반면 새로운 치약의 광고는 치주질환 및 충치 예방에 절대적인 효과가 있다는 표현으로 자칫 소비자에게 오해의 여지가 있다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가격면에서는 치과 의사들의 30%가 그렇게 비싸지 않다고 대답, 소비자의 17%와 대조적이었으며 치약선택의 기준은 첫째가 효용, 둘째가 가격이라고 응답하고 있다.
구체적인 치과 의사들의 의견은 치약의 품질은 향상되었으나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제시는 미비한 실정이며 구강보건의 측면에선 치약도 중요하지만 잇솔질 방법이 더 중요하므로 치약판매와 아울러 잇솔질 계몽에 힘써줄 것 등을 당부하고 있다.
이번조사와 관련, 이날 간담회에서 「광고의 점보기능과 소비자의 수용태세」를 발표한 최창섭교수(서강대 신문방송화)는 『이제는 소비자 스스로가 분별력 있는 광고수용자세로 스스로를 보호해야 할 때』라고 전제하고 『과대광고는 광고주만의 책임으로 둘리지말고 소비자가 적극적인 분별자세를 지녀 개인적 또는 집단적인 창구를 통해 그 시정을 강력히 요구해, 피해를 줄여야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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