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춘 새마을호 차체결함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코레일은 “15일 대입 수험생 등을 태운 채 고장으로 멈춘 열차에 결함이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제동장치와 공기압축기 등의 설비가 작동되도록 하는 보조전원장치 2개가 모두 고장나 발생한 것”이라며 “이 전원장치가 고장나면 열차는 멈추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측은 "운행한 지 6개월여 만에 고장이 발생한 만큼 제작결함일 가능성이 있어 나머지 ITX-새마을 기관차(132량)도 결함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25분쯤 경부선 신탄진역과 매포역 사이 철교에서 멈춘 열차는 광주발 용산행 ITX-새마을호이다. ITX-새마을호는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돼 지난 5월 12일 운행을 시작했다.

이 열차는 1974년부터 운행해온 새마을호 열차를 대체할 최신형 전동열차다. 고속 운행 시에도 소음과 진동이 적어 승차감이 좋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휠체어석과 수유실, 물품보관함 등을 갖추고 있다. 현대로템㈜이 만들어 4만km의 시운전을 거쳐 운행에 투입됐다. 그 동안 별다른 고장 없이 운행됐다.

고장 열차에는 서울·경기지역 대학으로 수시 논술시험을 보러 가던 수험생 80여 명 등 300여 명이 타고 있었다. 서울 남대문경찰서와 용산경찰서는 경찰 버스 등을 준비해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내린 수험생과 학부모 등 189명을 수송했다. 하지만 수원대와 인하대에 각각 지원했던 수험생 2명은 제때 도착하지 못해 시험을 보지 못했다. 열차가 멈추는 바람에 뒤따르던 열차 19편의 운행도 길게는 1시간 56분 동안 지연됐다. 승객들은 철교 위에 멈춘 열차에서 공포에 떨었다.

임석규 코레일 홍보처장은 “열차 고장으로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한 피해를 본 승객에게는 규정에 따라 요금을 보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방현 기자 kbh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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