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낮을수록 담 세율이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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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나라 국민들이 소득 중에서 세금으로 내는 조세부담률은 비농가 부문의 경우 70대 후반, 특히 부가가치세가 실시된 77년 이후 소득이 낮을수록 오히려 세금 부담은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세부담의 역진성의 심화 현상은 간접세, 특히 부가세 때문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조세 부담률이 높다는 것은 사회복지적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 또 국민전체의 부담률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7일 한국경제연구원(원장 송인상)이 『조세 부담의 측정과 적정 부담률에 관한 연구』(연구 책임자 한승수 서울대 교수)에 따르면 우리 나라 국민의 소득에 대한 총 조세 부담률은 ▲70년의 13·7%▲76년 14·0%▲78년 14·1%▲80년 15·3%로 점점 높아져 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들의 소득을 10개 계층으로 나눠 연도별 조세 부담률 추이를 본 결과 전체적으로는 U자형을 그리면서 70년에는 소득에 따라 세금 부담률도 높았으나, 76년에는 그 추이가 완만해졌으며 특히 78년에는 고소득층의 부담률이 대체적으로 저소득층보다 낮아졌고 80년에는 그 추세가 심화됐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최고소득층인 10단계 계층의 조세 부담률은 비교적 높았으나 78년과 80년에는 최저소득층인 1단계 계층보다도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
이 보고서는 조세 부담률의 역진성이 심화된 것은 무차별적인 성격을 띠는 간접세의 비중이 늘어난 데다 특히 77년도 부가가치세가 실시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직접세와 간접세의 비중은 60년대에는 약 50대 50이었으나 72년이래 점차 간접세의 비중이 늘어나 80년에는 약 30대 70으로 간접세 비중이 늘어났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최근 정부가 법인세 등을 인하한다는 방침을 밝힌 데 따라 근로소득세도 대폭 내려 조세 형평을 기해야 한다는 근거를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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