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시비 『반노』로 감독 데뷔한 이영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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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기대되는 감독 한사람이 데뷔했다. 주인공은 영화 『반노』를 연출중인 이영실씨(40).
서울 출생으로 연세대 교육심리학과를 졸업했으며 71년부터 10년이 넘게 국군영화제작소, 문화영화사, 그리고 유현목씨 밑에서 조감독 생활을 한 영화인이다. 그의 손을 거쳐 제작된 극영화, 기록영화, 다큐멘터리가 1백편이나 된다.
영화계에서 이씨에게 거는 기대도 바로 이씨의 이러한 단단한 경력 때문이다.
이씨가 연출중인 영화 『반노』는 외설시비로 7년 동안 법정시비 끝에 결국 대법원에서 외설이 아니고 예술이다라고 판결이 난 염재만씨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것이다.
외설이 아니라고 판결이 났지만 이 소설은 그 섬세한 표현과 대담한 성적묘사로 상당한 기간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이런 문제된 작품을 영화로 만드는 이감독의 각오도 대단하다. 『인간에 내재하는 본능에 저항함으로써 결국 그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 이 영화의 주제라고 했다.
그래서 『연출의 기본적인 톤을 리얼하게 그려가고 있지만 진부한 영상감각은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이감독은 그 동안 다큐멘터리영화, 상업광고(CF), 그리고 극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연출에 종사해 왔기 때문에 작품을 소화하는 기법과 표현방법도 그만큼 다양하리라 영화계에선 기대하고 있다.
그가 좋아하는 감독들은 「르네·클레망」 「캐럴·리드」 「클로드·톨루시」 등인데 이들도 모두 극영화, 다큐멘터리영화 등을 거친 감독들이다.
영화 『반노』엔 마흥직 원미경양 등이 출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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