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공채·차관에 의존하고도 공비모자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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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충분한 자금없이 한목에 너무 많은 공사를 벌여놓은 서울지하철건설은 완공시기까지 앞당겨 안전공사에 절대적인 위협을 가져왔다.
총연장 90여km의 2,3,4호선의 일괄시공은 전세계에서그 유례를 찾아볼수 없는일.
이는 곧 빈약한 재정에 압박을 가중, 결국 공사비절감·공사기간 단축이라는 편법이 동원되고 무리한 공사라는 결과를 빚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종합토목공사로공사에 들어가기전에 토지·지반·지형·지하매션물조사등 완벽한 기초조사와 지하공법연구 1지역특성에 따른 공법선택·설계·시공등의 순으로 진행돼야 한다.
그러나 서올의 지하절 공사는 사고가 날매마다 「사람이하는일에 실수가 있게마련」 이라는식으로 이같은 기본적인 절차가 무시되어 왔던게 사실이다.

<공기단축>서울시가 현재 진행중인 지하철공사구간은 2,3,4호선 91·7km 3,4호선은 80년부터 공사를시작해 완공시기를당초 85년말로 잡았다가 86아시안게임·서울림픽에 대비, 그 시기를 84년말까지로 앞당겼다.
건설비는 계획당시 1조1천1백역원으로 잡았다 자재값·인건비 상승동으로 지난해 2조3천2백방억원으로수정됬다.그러나 앞으로 얼마나 더 늘어나게 될지 모른다.
자금조달은 시 자체예산 22.5%를 포함 국고보조·민간자본등 27.8%가 자기자본일뿐나머지 72.2%는 공채발행과외국차관등에 기대야 하고,그래도 7.6%인 1천7백67억원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
이는 결국 자금지출억제와 공기단축을 통한 공사비절감밖에는 자금부족상태롤 메울수 있는 방법이 뚜렷하지않다는 말이기도하다.
공기단축은 업자간의 경쟁심마저 유발시켜 사고를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
공사현장 기술자들이나 작업인부들은 강행군으로 인한 과로로 주의력이 산만해져 크고작은 사고를 불러일으키고,이같은 부주의에서 오는 사소한잘못은 큰 사고로 연결될 위험을 안 고있다.
4호선 423공구(사당동구간)시공회사인 삼부토건 공사과장 김영무씨 (38) 는 『매일상오6시30분 부터 작업강에 들어가면 밤10시나 돼야 끝나게돼 하루 작업장에 매달리는 시간이 15시간이상으로 잠은 하루 5시간점도 밖에 자지 못할 점도여서, 피로가 겹치고 있어 여유롤 갖고 작업을 할수없는 처지』라고했다.
김씨는 또 『철야작업으로 교대하는 작업인부들이 이같은 과로 때문에 주의력이 산만해져발을 못에 걸리는등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고뱄다.

<불안전공법>경비절감울 위한 공사비지출억제로 시공업자들은 『보다 안전한 시설을 갖추고 싶어도 설계상 이를 위한 예산배정이 없고 자체부담으로는 엄두도 낼수없는 저지』라고 말하고 있다.
사고가난 서소문구간의 경우개 착식공법이 끝나는 지점의 지상에서 수직으로 너비15m·길이20m·깊이20m쯤의수직갱을파들어가다 사고를 냈으나 안전강치는 전무한 상태.
사고현강을 둘러본 전문가들은 『수직갱에 「어스앵커」 (땅불들어메기) 공법의 안전장치를 하지않아 토압을 막는 버팀보가휘면서 터널의 마지막 무분이무너졌다』 고 말했다.
「어스앰커」란 바다에 정박중인 배가 바람·조수등 다른힘에 의해 움직이지 않도록 바다에 닻을 내려두는 윈리로 흙벽·암층이 압력울 받아 무녀지지 않도록 땅깊숙이 뿌리를박아두는 안전공법중의 하나.이 공법은 지하철공사 참여회사가운데 한국건업만이 사용하고 있다.
사고방지를 위해서는 차수벽션치도 반드시 해야한다.그러나 이는 삼부토건과 미강건실이 JSP (대형특수파일) 공법을 도입,이옹하고 있으나 그나마 엄청난 공사비 때문에일부 구간에만 사용하고 있다.
이공법은 개착식으로 파들어가는 견양편 1m쭘 바깥쪽에땅위에서 조그만 구멍믈 뚫고이 구멍을 통해 고압펌프로시멘트를 밀어넣는 일종의 지하콘크리트 벽을 설치하는것.
공사비는 1km당 20억원정도 그래서 대부분의 시공업자들은이룰 의면하곤있는 실정이다.
서울시의 지하철건설단가가 당 1백50억원으로 이옷 일본의 5백∼7백50억원에 비해 3배∼5배나 싼것은 이같은 공법의 차이가 크게 작용하기때문이기도하다.

<조사· 설계· 시공병행>지하철공사는완벽한 조사작업과 충분한실험을거쳐 공사에 들어가야하는데도서울지하절의경우 조사·설계·시공을 거의 동시에 하고있다.
일본등 외국의 경우 기초조사에만 10년이상 걸리고 설계·실험·시공·완공의 순으로이어지는 기간을 대개 15년∼20년으로 잡는 것이 통례.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완공기간 단축에따른 조사설계가미처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2호선 2-7공구 공사를맡고 있는 한국건업의 경우 78년∼82년사이20.7km의공사를 11차례에걸쳐 분할발주받아, 숨돌릴틈도없이 조사·설계·시공을 번갈아가며 작업을해왔다.
삼부토건은 지난5월6일 사당·이수역 2백5m를 발주받았는뎨 설계가 채되지않아 우선1백m만 1차로 발주를 받아 시공을 하고 있다고했다.

<임수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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