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 '월드컵 신화' 이어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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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덕중 기자] 2002년 한국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거스 히딩크(58·PSV에인트호벤) 감독이 2006년 호주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다음달로 예정된 호주대표팀의 네덜란드 전지훈련부터 지휘봉을 잡게 된 히딩크 감독은 오는 9월 3일과 6일 솔로몬제도를 상대로 오세아니아지역 최종예선전을 치르고, 이후 11월 남미예선 5위팀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면 2006년 독일월드컵 진출이 확정된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히딩크 감독이 뜻이 이뤄질지 자못 관심을 끈다. 사실 네덜란드 데 그라프샤프에서 시작된 히딩크 감독의 선수시절은 보잘 것 없었다. 1970년 PSV 구단에 입단했고, 이후 데 그라프샤프, 네이메겐, 산 호세 어스퀘이크(미국) 등에서 선수생활을 했지만 지금이나 예전이나 '스타군단'의 명성이 높은 네덜란드 대표팀과는 큰 인연을 맺지 못했다. 히딩크 감독은 1982년 데 그라프샤프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기 시작했고 4년 뒤 PSV 감독에 정식으로 취임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86년부터 90년까지 리그우승 4회, FA컵 우승 3회를 이뤘고 88년에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유러피언컵(챔피언스리그 전신) 우승을 일궈내며 명장의 반열에 올라섰다. 당시의 활약을 인정받아 히딩크 감독은 페네르바체(터키), 발렌시아(스페인) 등을 거쳐 95년 네덜란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첫 무대였던 유로96에서는 8강에 그쳤지만 이후 한국을 5-0으로 격파했던 98월드컵에서는 베르캄프, 클루이베르트 투톱을 구축해 4강이라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남겼다. 주가를 높인 히딩크 감독은 98월드컵 직후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사령탑에 부임했지만 선수기용과 관련, 적지않은 비난을 들어야 했다. 결국 레알 베티스(스페인)로 적을 옮겼고 이후 2001년 한국대표팀 감독에 오르기 전까지 일정부분 햐향세에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이 히딩크 감독 덕을 크게 봤지만, 히딩크 감독에게도 한국은 기회의 땅이었다.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내로라하는 유럽의 강호를 차례로 꺾었고 한국축구는 마침내 4강 신화를 창조했다. 히딩크 감독이 '4강 스페셜리스트'라는 극찬 속에 유럽축구의 전장으로 다시 뛰어들게 된 배경이었다. 지난 시즌 PSV 감독으로 에인트호벤발 태풍을 일으켰다.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AC밀란(이탈리아)에 패했지만 반 봄멜, 보겔, 박지성, 보겔룬트 등의 빅리그 입성이 이를 충분히 입증한다. 2006년 월드컵에 관심을 내비친 히딩크 감독에게 4개국에서 제의가 들어왔다는 사실도 같은 맥락에 있다. 히딩크 감독은 호주를 선택했다. 마크 비두카(미들스브로) 해리 키웰(리버풀) 브렛 에머튼(블랙번) 존 알로이시(오사수나) 등 인재들이 풍족한 호주에 끌린다고 고백했던 히딩크 감독은 지난 12일 피스컵 출전차 입국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지켜봐달라"는 당부의 말을 남기기도 했다. 너무도 익숙해진 '4강 제조기' 히딩크 감독이 오세아니아 지역의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월드컵 신화를 이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호주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히딩크 감독이 98년, 2002년에 이어 월드컵 신화를 이어갈지 관심을 끈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덕중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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