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중엔 물이 90%…덩어리엔 싸움 잘하는 백혈구·용접공 혈소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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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혈액은 맡겨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여러가지 성분으로 구성돼있다. 피를 용기에 받아놓으면 위는 노란 액체가, 아래는 붉은 덩어리가 형성되는데 액체를 혈장, 덩어리를 혈병이라고 부른다.
혈장의 90%는 물로 되어있고 나머지가 알부민·글로블린·단백질·식염·무기염류·포도당(혈당)·지질 등이다. 혈장에서 혈액응고에 필요한 몇가지 단백질이 빠진 것을 혈청이라고 부르며 그 속에는 감마놀로블린 등의 항체가 들어있어 침입한 외적을 물리치는 기능을 갖고있다.
혈병은 적혈구·백혈구·혈소판·섬유소등으로 이뤄져있다. 적혈구에는 헤모글로빈이라는 혈색소가 있어 폐포에서 산소와 결합, 신체 구석구석까지 산소를 운반하며 목적지에 가서는 산소와 탄산가스를 교환, 불필요한 탄산가스를 다시 폐포로 가져와 체외로 배출하도록 해준다.
적혈구의 크기는 지름이 대략 7미크론(1천분의7㎜)으로 아주 작아 보통 성인에서는 혈액 1입방㎜속에 5백만개의 적혈구가 있고, 5ℓ의 혈액중에는 25조개나 들어있다. 만일 인체속에 있는 모든 적혈구를 일렬로 연결한다면 무려 17만7천㎞로 지구둘레를 4바퀴 반이나 도는 엄청난 길이가 된다. 또 이 적혈구들의 표면적을 모두 합치면 3천2백평방m(약 9백70평)나 되는데 이렇게 넓은 표면적을 가짐으로써 막대한 양의 산소를 운반할 수 있다.
적혈구의 수명은 대략 1백20일로 수명이 다된 적혈구는 다시 골수에 가서 적혈구 생산의 원료가 되거나 담즙에 섞여 장내로 배설, 체외로 나간다. 수명을 다한 적혈구를 보충하기 위해 골수에서는 1초에 2백50만개의 적혈구를 생산해내게 된다.
적(세균)이 침입했을 때 이들과 백병전을 벌여야하는 백혈구는 l입방㎜중에 약 8천개 정도가 들어있어 성인이 갖고있는 백혈구 수는 총 4백억개(찻숟갈2개분)에 이른다. 백혈구의 수명에 관해서는 확실히 알지 못한다.
백혈구도 골수에서 l초에 약 12만개씩이 생산되는데 세균과 싸울 때는 백혈구로 감싸서 물리치기 때문에 적이 강할 때는 대량으로 전사하게된다 이렇게 적과 싸우다 전사한 백혈구와 죽은 조직의 파편, 조직의 분비물들이 섞인 것이 고름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혈소판은 혈관이 터지는 경우 이를 막아주는 일종의 용접공이다. 혈관속을 다니다가 어딘가에 틈이 생기면 그곳에 달라붙어 몸으로 구멍을 막게 된다. 혈소판은 l입방㎜에 약 20만개, 전체 혈액중에는 1조개가 있고 l초에 약 5백만개씩이 생산된다.

<인체사전>(22)
지름 7미크론, 두께 2.5미크론 정도의 연쇄상 적혈구. 적혈구는 산소의 운반과 탄산가스 등의 오물처리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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