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계속 인상'시사에 금융시장 달러 강세 '출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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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앨런 그린스펀(사진) 의장은 2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의원들에게 "미국 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인플레 수준도 안정돼 있다"고 최근 경제상황을 평가했다.

그러나 고유가와 임금 인상 등 인플레 압력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순응적인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제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계적인 금리인상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FRB는 지난해 6월 1%였던 연방 기준금리를 9차례에 걸쳐 3.25%로 인상했다. 월가에서는 다음 달 FRB가 금리를 3.5%로 인상할 것이며 연말까지는 4%까지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날 그린스펀 의장의 금리인상 시사에 따라 뉴욕 외환시장의 달러당 엔화 환율은 한때 전날보다 1엔 이상 오른 113.74엔으로 치솟아 14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의 집값 상승과 관련, "비싼 집을 변동금리 대출로 구입한 투자자들은 금리가 급격히 오르고 경제상황이 변화하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의 주택거품이 꺼지더라도 미국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1월 퇴임하는 그린스펀 의장이 의회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지만 민주당 등 일각에서는 그의 임기를 5년 연장하는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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