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중, 미국 겨눌 핵탄두에 힘 쏟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1면

"중국의 군사적 팽창은 아시아에 장기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의 영토에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 현대화와 증강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19일 이 같은 요지의 중국 군사력 연례 평가보고서를 발표했다. 45쪽에 달하는 보고서엔 중국을 경계하는 내용이 잔뜩 들어 있다.

보고서는 "중국이 현재 다른 국가들로부터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지 않지만 군사력을 계속 증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국방비는 1990년대 중반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다른 예산을 통해서도 국방비를 쓰고 있는 만큼 국방예산이 매우 불투명하다. 국방비는 당국이 보고한 액수보다 2~3배 더 많다.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올해는 900억 달러 정도 쓸 것 같다"고 했다. 이는 미국.러시아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다. 보고서는 2025년 중국 국방비가 최대 3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가 러시아에서 킬로급 디젤 잠수함과 수호이 전투기(Su-30MKK, Su-Mk2) 등을 계속 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수년간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인 둥펑(東風) 31호, JL-2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을 배치할 전망"이라고도 했다. 중국은 지난달 사거리가 8000㎞인 둥펑 31호를 잠수함 발사형으로 개조한 '쥐랑(巨浪) 2호'를 시험 발사했다. 지난주엔 대만을 겨냥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인 '둥펑 15호'(사거리 600㎞) 개량형을 시험 발사했다.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력은 이미 대만을 정복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중국은 단기적으로 대만의 독립을 저지하고, 나아가 중국과 대만 문제에 미국이 개입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에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은 미국을 비롯해 세계 전역을 공격할 수 있는 대륙 간 미사일의 성능도 개선하고 있고, 서방국가들이 모르는 새로운 무기 시스템도 여럿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 속도와 범위는 아태 지역의 군사 균형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날 보고서를 가리키면서 "유럽연합(EU)이 중국에 대한 무기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미국이 반대하는 이유가 잘 나와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현재 전략적 전환점에 서 있으며, 좀 더 개방된 사회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하원은 이날 EU의 군사기술 금수 해제를 저지하기 위한 법안을 가결했다.

이상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