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단소는 건강에 좋은 '웰빙 악기'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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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우리 악기 하나쯤은 다룰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배우기 쉽고 간편한 단소가 딱입니다."

'범국민 단소불기 운동'을 벌이는 사람이 있다. 국악학교 예술부장, 경인교대와 서울교대 강사를 지낸 박희덕(47) 씨가 그 사람이다.

그는 단소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웰빙 악기'라며 단소 불기를 권하는 단소 예찬론자다.

"손가락을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 좋고요, 복식 호흡을 하게 되니까 건강도 좋아집니다. 청아한 단소 소리에 정신이 맑아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박씨는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 운동을 시작한 것은 단소를 통해 민족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민족 자긍심이 약해지면서 이민과 조기 유학이 성행하고 있지요. 예의가 사라지고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잃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그가 단소를 택한 것은 2~3개월이면 웬만한 곡을 소화해 낼 수 있을 만큼 다루기가 쉬울 뿐 아니라 휴대가 간편하기 때문이다. 또 가격이 싸고 특별한 관리가 필요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서양 음악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먼저 우리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이 있으려면 직접 우리 것을 접해 봐야 합니다."

박씨는 1년에 한번씩 프로와 아마추어 연주자가 함께 하는 공연을 준비 중이다. 복지시설 위문 공연이나 장애인 대상 단소 강습, 어린이나 노인을 위한 단소 캠프, 해외 동포에게 단소 보내기 등도 계획하고 있다. 박씨는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단소를 배울 수 있도록 단소 교재와 교과서도 펴냈다.

"단소불기 운동이 10년, 20년 이어진다면 우리 민족의 단아한 정서도 서서히 회복되지 않을까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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