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천고 김수화 '13K·역전타 원맨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3K.

올시즌 고교 최대어로 꼽히는 순천 효천고 투수 김수화(3학년)가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우승후보 부산고 타선을 잠재웠다.

효천고는 3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제3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주최,KTF 협찬) 준준결승 마지막날 13개 탈삼진과 3-3 동점이던 8회말 결승 2타점 적시타를 때린 김수화의 '원맨쇼'를 앞세워 부산고에 5-3으로 역전승하는 파란을 일으키며 팀 창단후 처음으로 대통령배 준결승 대열에 진입했다.

대구고는 서울팀의 마지막 희망 덕수정보고를 누르고 4강행 마지막 티켓을 거머쥐었다.

◇순천 효천고 5-3 부산고

효천고는 에이스 김수화 대신 2년생 투수 김선규를 선발로 올렸다.김수화가 1.2회전에서 모두 선발로 나서 많은 투구를 소화했기 때문에 잠시라도 쉬게 하겠다는 뜻이었다.그러나 대통령배 역대 공동 최다우승(6회) 기록을 보유한 부산고의 힘을 막기에는 김선규로서는 부족했다.

부산고는 2회초 1사1루에서 장원준의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다.부산고는 계속된 1사2루에서 유재준의 우월 투런홈런이 터지며 3-0으로 달아났다.유재준은 1984년 롯데-삼성의 한국시리즈에서 7차전 극적인 3점홈런으로 롯데에 우승컵을 안긴 유두열(현 한화코치)씨의 아들이다.

선발 우익수로 한숨을 돌리고 있던 김수화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이때였다.0-3으로 뒤진 2회초 1사후 등판한 김수화는 후속타자를 3루수 땅볼,삼진으로 처리하며 추가실점을 막았다.든든한 에이스의 부활은 효천고 동료에게 큰 힘이 됐다.

효천고는 0-3으로 뒤진 4회말 1사후 신동국의 내야안타,이창암의 좌전안타가 이어지며 1사,1,2루를 만든 뒤 투수폭투로 1사2,3루의 찬스를 잡았다.효천고는 계속된 2사만루에서 조익수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2-3 한점차까지 따라 붙었다.

효천고는 2-3으로 뒤진 6회말 선두 신동국의 우월 2루타와 부산고 우익수의 펜스 플레이 실책으로 무사 3루를 만든 뒤 이창암,유상현의 연속 몸맞는 공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이어 김수화의 유격수앞 땅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효천고는 3-3으로 맞선 8회말 신동국의 좌전안타,이창암의 몸맞는 공으로 무사 1,2루를 만든 뒤 유상현의 희생번트로 1사2,3루의 득점찬스를 잡았다.오늘의 히어로 김수화가 2타점 2루타로 5-3으로 역전,승부를 갈랐다.

부산고는 6.7.8회 매회 주자를 출루시키고도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고,특히 3-3 동점이던 8회초 무사 2루에서 3.4.5번 클린업 트리오가 김수화에게 연속 삼진으로 물러난 것이 뼈아팠다.

효천고 김수화는 3타점을 비롯,7과3분의2이닝동안 3안타,13탈삼진,5사사구,무실점의 빼어난 투구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효천고는 4일 오후 2시 동대문구장에서 대구고와 결승진출을 다툰다.

◇대구고 7-4 덕수정보고

대구고는 1회말 1사2루에서 권영진의 적시 2루타로 한발 먼저 달아났다.

그러나 대구고는 덕수정보고 선발 김용민의 변화구에 눌려 선취점을 올리고도 초반에 고전했다.불안한 리드는 반격을 허용했다.덕수정보고는 0-1로 뒤진 3회초 1사2루에서 톱타자 이현진의 좌월 2점 홈런으로 간단히 2-1 역전에 성공했다.

서로 '잽'한방씩을 교환하며 상대를 파악한 뒤 본격적인 기세싸움에서는 '타력의 팀' 대구고가 우세했다.

대구고는 1-2로 뒤지던 5회말 2사2루에서 권영진.이명환의 연속 볼넷으로 만든 2사만루 찬스에서 박석민이 몸맞는 공으로 출루,밀어내기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2사만루에서 윤민현이 싹쓸이 우전안타로 3점을 보태 대구고는 5-2로 역전에 성공했다.

대구고는 5-2로 앞선 8회초 덕수정보고의 공격때 2사만루의 위기를 무실점을 넘긴 뒤 8회말 2사3루에서 박진영의 3루타,손기윤의 2루타가 이어지며 2점을 보태 7-2로 달아났다.

덕수정보고는 2-7로 뒤진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2점을 만회했으나 한번 뒤집어진 승부를 되돌리지 못했다.

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