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부신피질 호르몬제|김신근<서울대 홍대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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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여러 가지 호르몬제가 약용으로 생산, 시판되고 있지만 그 중에도 가장 널리 사용되고 따라서 부작용에 대한 위험성이 높은 것이 부신피질 호르몬제다.
부신은 신장 위에 붙어있는 좌우 한 쌍의 무게 약 5.5∼6g의 내분비장기다.
부신피질의 기능이 저하되면 류마티성 관절염, 천식, 알레르기 질환, 피부염 및 여러 가지 염증 증세 등이 생기게 되는데 이때 합성 부신 피질호르몬제를 투여하면 그 효과가 너무나 뚜렷하여 일부 학자들은 부신피질호르몬제의 개발이야말로 과학의 개가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획기적인 약효 뒤에는 어느 약 보다도 심각한 부작용이 있기에 사용 장에 있어서의 특별한 배려가 요구된다.
한 예로 이 약을 계속 복용하다가 갑자기 중지하면 발열, 두통, 식욕부진, 탈력감, 근육통, 디스크 등의 「이탈증상」이라는 것이 생긴다.
그 때문에 반드시 서서히 감탄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 이유는 외부에서 계속적으로 투여한 부신피질 호르몬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려 체내에서 분비되는 부신피질호르몬의 기능이 저하되어버리고, 이런 상태에서 복용을 갑자기 중지해 버리면 인체내의 부신피질 호르몬이 본래의 정상적 기능을 회복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을 요구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약을 계속 사용하면 생체내의 방어기구가 억제되기 때문에 이 약의 사용 중에는 다른 원인에 과한 감염이 생겨도 그 감염의 상태가 외부적으로 잘 나타나지 앉게되어 감염에 의한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또 이 약을 장기간 섭취하여 그 작용이 과도하게 되어 버리면 부신피질의 기능이 행진하였을 때와 같은 증세, 즉 「쿠싱중후군」이라고 알려져 있는 증후가 나타나 얼굴의 원형화, 지방의 이상침착, 부종, 식욕의 이상항진, 체중증가, 여드름, 피부 빛 손톱, 발톱에의 색소침착, 피부의 악화, 다모, 머리털의 탈락, 고혈당 및 당 처리능력의 저하, 상처와 치유지연, 여성의 생리이상, 남성의 성욕감퇴, 소화관의 궤양현상, 혹은 이미 생긴 궤양의 악화 등의 다양한 부작용이 유발된다.
특히 이 약은 정신병, 소화성 궤양, 항생제가 듣지 않아 수술을 요하는 감염성질환, 심장혈관장애, 신장기능부전, 당뇨병, 경련성 질환 및 결핵환자에게는 사용을 절대 금해야 한다.
부신피질 호르몬 제제는 임산부에 있어서의 안전성이 확인되어 있지 않고 남성에 있어서도 정자의 수 및 운동성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아울러 신생아 및 유소아의 발육을 저해한다고 보고되어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하여야한다.
습진, 피부가려움증 및 피부염 등의 피부과 질환에 이 약이 연고제로 사용되어 그 효과를 많이 인정받고 있는데 이 약이 피부에만 머물러 있게 되는 것이 아니고 피부를 통해 체내로 흡수되므로 비록 외용 연고제일지라도 그 남용은 금물이다. 최근에 와서 일부 여성들이 부신피질 호르몬을 미용 약으로 착각, 마치 화장품처럼 사용해 부작용을 초래하는 사래가 자주 보고되고있어 특히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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