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만 달러 제시받은 김광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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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일간스포츠]

  비공개 경쟁 입찰(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 노리는 김광현(26·SK)의 최고응찰액이 200만달러(약 21억원)로 알려졌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폭스스포츠의 켄 로젠탈 기자는 12일(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샌디에이고 파드레스가 김광현의 포스팅 최고액인 200만 달러를 써냈다"며 "김광현의 소속팀 SK는 1000만 달러를 원하다고 알려져 아마도 (샌디에이고의 입찰액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 시점에서 최고 금액을 제시한 구단을 공식 확인할 수는 없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포스팅을 요청한 구단에 최고 금액만 제시하고, 이를 수용할 경우 구단을 공개하는 규정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로젠탈 기자가 전한대로 샌디에이고가 최고액을 제안했을 가능성이 높다.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최고응찰액을 전달받은 SK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공식 발표를 미뤘다. SK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제시 금액이 너무 낮다"며 "구단 관계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광현에게도 결과가 전달됐다. 김광현은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구단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은 올 시즌 초부터 MLB 스카우트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 1일 김광현과 SK 구단이 포스팅을 신청한 이후 미국 현지 매체에선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4~5선발로 가능성이 있으며, 1000만 달러(약 109억원) 내외의 금액을 제시받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SK 구단 내부에선 1000만 달러 이상을 내심 기대하면서도 500만 달러(약 55억원) 정도면 충분히 수용하겠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지난달 29일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진출을 공식 발표한 것도 이런 긍정적인 분위기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김광현을 관찰해 온 한 MLB 구단 스카우트는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스카우트는 "부상 이력이 문제"라며 "올 시즌 중 김광현을 관찰했던 대부분의 구단들이 포스팅 신청 이전에 이미 관심을 접은 상태였다. 오히려 200만 달러는 예상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광현과 SK 구단 측이 에이전트를 통해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전달받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광현의 에이전트는 멜빈 로만이다. MLB 현역 최고 포수인 야디어 몰리나(세인트루이스)의 대리인이다. 그러나 로만이 대표로 있는 MDR매니지먼트는 푸에르토리코에 본사를 두고 있는 중소형 에이전시로 대부분의 소속 선수가 중남미 출신이다. 한 MLB 관계자는 "이미 미국 진출에 성공한 류현진, 윤석민(이상 스캇 보라스) 뿐만 아니라 포스팅 신청이 예정된 강정호(앨런 네로), 양현종(댄 로자노) 모두 대형 에이전시와 계약했다"며 김광현의 선택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원 기자 raspo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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