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사진 콘테스트 심사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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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중앙일보가 실시한 제2회 학생사진 콘테스트는 작년에 비해 응모 작품이 수적으로 다소 미흡한 점이 없지 않았으나 질적인 면에서는 기대 이상의 좋은 수확을 거두었고 특히 대상에 대한 작자의 감정을 사진 화하는 기량이 큰 진전을 보였다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견해였다.
총 응모작품 306점(대학생부 179점, 중-고등학생부 127점)중 흑백 사진이 컬러사진보다 얼마간 많았으나 모티브의 시각화과정에서 화면처리의 미숙으로 아깝게 탈락된 것이 적지 않았다.
아직도 응모작품 중에는 표현형식에 얽매여 사진을 조형적으로만 정리하려는 경향의 것이 없지 않았는데 기법은 내용의 필연성에 따라 역으로 나오는 것이지 기법의 틀에 모티브를 맞추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생각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심사에서는 기초기술은 물론, 카메라 앵글 이전에 작자의 정신적 앵글이 있었느냐 하는데 주안을 두었다.
심사위원회에서는 4심 제를 채택하여 각 부 작품 중 반수를 초 심에서 가려내고 2심에서는 각부 모두 25점씩의 입상후보작품을 압축, 선정했으며 제 3심에서 각 11점씩의 입상작을 뽑았다.
대학생부 금상 수상작<어느 날>은 공간구성도 잘 되었지만 무엇보다 우산 속에서 놀이를 하는 어린이의 심리묘사에 성공한 작품이고, 은상 수상작<기구>는 아우트 포커스 수법으로 배경을. 대담하게 생략하여 상징되는 내용과 함께 구도자의 오묘한 정신세계를 적절히 묘사한 수작이며, 같은 은상 수상작<오리몰이>는 오리 떼의 조형과 오리 무리의 화면 내의 위치 등 한 푼의 용도 없는 화면처리가 볼만했다. 동상 수상작<노인>은 역삼각형 구성으로 단순 명쾌하게 시골 노인의 성격을 잘 묘사하였으며, 중·고등학생부 금상 수상작<소풍이 그만 비로…>는 여운과 여정이 오래도록 느껴질 수작이고, 은상<회·비>는 대조의 묘를 잘 살린 작품이라 하겠다..
유만영<중앙대 사진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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