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하우스웨딩’은 ‘정원 결혼식’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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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지난해 가수 이효리와 이상순의 결혼식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들은 휘황찬란하게 여는 대규모 결혼식 대신 제주의 별장에 딸린 정원에서 양가 가족과 지인들만 참가한 가운데 조촐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의 결혼식을 계기로 ‘하우스웨딩’이란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하우스웨딩(house wedding)이란 이처럼 집에서 소규모 하객만 초청해 진행하는 결혼식을 말한다. 정원이 있는 집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소수의 하객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는 파티 형식의 결혼식이다. 일반인들도 요즘 실속과 함께 색다른 의미가 있는 결혼식을 위해 하우스웨딩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우리말 다듬기 작업을 하고 있는 국립국어원은 최근 ‘하우스웨딩’의 우리말 대체어로 ‘정원 결혼식’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우스웨딩의 원어 뜻을 살려 ‘집 결혼’이나 ‘저택 결혼식’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주로 정원이 있는 집이나 레스토랑 등에서 뜰잔치처럼 진행하는 점을 고려해 ‘정원 결혼식’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어원은 ‘트렌드 세터(trend setter)’의 다듬은 말로 ‘유행 선도자’를 뽑았다. ‘트렌드 세터’란 유행을 선도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의식주와 관련한 각종 유행을 창조하고 대중화하는 사람이나 기업을 일컫는 말이다.

 ‘디스펜서(dispenser)’의 순화어로는 ‘(정량) 공급기’를 선정했다. ‘디스펜서’란 냅킨·종이컵·물비누 등 특정한 물건이나 물질을 사용할 때 단추나 손잡이를 한 번 누르면 일정한 양이 공급되도록 고안된 도구나 장치를 가리킨다.

 또한 향수 등 향기 입자를 잘 퍼지게 하는 도구나 장치를 말하는 ‘디퓨저(diffuser)’는 ‘방향기’로, 버려지는 제품을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뜻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새활용’으로 각각 고쳐 쓸 것을 권장했다.

국어원은 누리집 ‘말터’(www.malteo.net)를 통해 순화어를 공모하고 있다. 순화어로 선정된 말을 제안한 이들에게는 소정의 상품권을 지급한다.

배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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