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영재의 육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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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가적인 차원의 체육영재교육계획이 발표되었다.
비슷한 구상은 이미 여러 차례 나은바 있으나 88년 서울올림픽과 86년 아시아경기대회에 대처한다는 뚜렷한 목표 앞에서 제시된 이번 계획은 전보다 포괄적이면서 또 구체성을 갖고있기 때문에 주목되는 바가 있다.
체육부가 제시한 이 계획은 아시아경기와 올림픽에 출전할 장래의 유망 선수감들을 지금부터 발굴해서 적절한 계획에 따라 훈련, 육성한다는 것이다.
내용적으로 보면 지금 10살부터 19살까지의 6백만명 중에서 우선 10만명을 고르고 다시 정밀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5천명을 선발해 키운다는 계획이다.
그것은 물론 올림픽과 아시아경기가 바로 4년과 6년을 앞에 두고있는 현시점에서 보자면 실제적으로 장기계획이라 하기는 어렵다.
스포츠영재를 체격, 체력, 심리, 생리 등의 측정을 통해 선발하는 과정을 연말까지로 잡을 때 실제 훈련, 육성의 기간은 3∼5년에 불과한 것이 분명한 만큼 그 점은 더욱 분명해진다.
이것은 하나의 스포츠영재 단기육성계획이다. 올림픽과 아시아경기를 한꺼번에 유치한 처지에서 주최국의 체면을 최소한 유지해 보겠다는 뜻이 거기에 나타나 있다.
그것은 사실 어쩔 수 없는 대처이다. 올림픽과 아시아경기의 「유치」를 실천하기에 앞서 10년이고 20년을 내다보는 장기계획을 세웠더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원칙의 문제이지 현실은 아니다.
우리는 당장 78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주최국 캐나다가 감수해야 했던 「노·골드·메달」의 치욕을 국민들에게 맛보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라도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스포츠영재 육성, 관리방안을 철저히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
최종 선발된 신인선수들을 종목별로 구분해서 시·도별 육성지도학교에 배정, 관리하는 방법은 선진스포츠 강국들의 선수육성책과도 대체로 일치하는 것이다.
철저한 계획관리로 스포츠인재를 육성해내는 동독 같은 나라는 일정한 연령대의 우수청소년들을 국립스포츠학교에 입교시켜 일반학과교육과 병행해서 교육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물론 현존의 체육 중·고교나 대학 외에 따로 학교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없는 것 같다. 종목별 스포츠특성에 따라 각기 그것을 주도하는 일반 중·고교에 배정한다는 것으로 그칠 모양이다.
현실적으로 그것은 최선은 아니나 불가피한 차선이라는 생각을 한다. 또 일반학생들의 스포츠 열을 높여주는데도 그것은 오히려 유익할 것도 같다.
그러나 이들의 훈련, 육성계획엔 철저한 스포츠과학의 활용만은 당부하고 싶다.
스포츠과학기자재의 도입, 보급은 물론 스포츠용구의 개발, 보급 그리고 이의 적절한 관리, 운영을 수행할 스포츠지도자의 배치와 운영대책이 이루어저야겠다.
이제 스포츠영재발굴, 육성계획은 실행단계에 들어가고 있다.
단기간에 훌륭한 성과를 목표로 하는 계획이기 때문에 무리도 많고 곤란도 클 것은 지금부터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체육분야의 상면한 국가목표달성을 위한 시책인 만큼 체육행정당국과 스포츠인들은 협조와 노력으로 이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것이다. 그것이 또 궁극적으로 우리 국민스포츠의 진흥과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은 의심할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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