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에서 찾은 조선의 정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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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호 30면

성리학을 국가 이념으로 내세운 신흥국가 조선은 여말선초의 사회적 혼란을 서적을 통해 다스리려 했다. 태종은 금속활자를 제작하는 주자소를 설치, 조선 최초의 금속활자인 ‘계미자(癸未字)를 제작한다. 이어 세종은 ‘갑인자(甲寅字)’를 통해 금속활자 기술을 크게 발전시켰고 세조는 당대 명필가였던 강희안과 정난종의 서체를 바탕으로 각각 ‘을해자(乙亥字)’와 ‘을유자(乙酉字)’를 제작했다.

‘움직이는 글자, 조선을 움직이다’ 10월 29일~2015년 2월 28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임진왜란으로 서적의 손실 역시 막대했는데, 광해군은 주자도감을 설치해 금속활자의 전성기를 재현한다. 또 정조는 ‘정유자(丁酉字)’ 등을 만들어 규장각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출판 사업을 펼쳤다. 이번 전시는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 소장품전으로 금속활자로 인쇄한 전적(典籍)과 문방사우를 중심으로 조선 전후기로 구분해 꾸몄다. 사진은 정유자로 찍어낸 『주서백선(朱書百選)』(1794년).

글 정형모 기자, 사진 호림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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