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정권 프랑스에 골프 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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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사회당 정부의 프랑스에 요즘 골프 붐이 일고 있다.
선진 서방 국가 중 그동안 「골프 후진국」 (?)으로 처져 있던 프랑스에 갑자기 골프 바람이 불어닥친 것은 골프 관계자들의 끈질긴 노력과 사회당 정부의 지원 약속 때문이다.
지난해 9월 기자 회견에서 『골프는 권장할만한 스포츠』라고 한 「미테랑」 대통령의 발언 이후 정부는 골프 관계자들이 제시한 골프 육성 방안에 찬성,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매스컴들도 『푸른 (맑은) 폐』 운동의 일환으로 다투어 골프 특집을 마련하고 있다.
프랑스 골프 연맹의 「클로드·로레·카르티에」 회장이 지난해 10월 관계 부처에 내놓은 골프 육성 방안은 앞으로 3년 동안 공공 골프장 15개를 더 건설하고 교육 시설의 확장을 통해 현재의 골프 인구 5만명을 10년 안에 10만명으로 늘린다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푸른 계획」으로 불리는 골프 연맹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한편 개별 사업에 소요될 각각 50만 프랑 내지 2백만 프랑의 자금 중 30∼50%를 국고 보조키로 결정했다.
사회당 정부가 이처럼 골프 육성을 지원키로 한 것은 골프의 대중화와 자연 보호란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테랑」 대통령 자신도 빠지지 않는 골퍼이긴 하지만 프랑스의 경우 골프는 그동안 부유층의 전유물에 불과, 인구 1천명 당 골프 보급률이 1명 꼴로 선진국 중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상류 사회에서 폐쇄적으로 즐겨온 골프를 대중 스포츠화 하는 것은 사회당 정부의 성격상 바람직한 일일게 분명하다.
주거 지역과 산업 지역 사이에 골프장을 건설해 자연 녹지대를 확보하는 것도 국토의 조화 있는 개발을 위해 유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점차 늘고 있는 골프 관광에도 도움이 될 것은 물론이다.
사회당 정부의 등장으로 골프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했던 골프 애호가들로선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미테랑」 대통령의 한 측근은 『대통령이 프랑스에서 골프를 발전시키는 것은 우리들의 책임』이라고까지 말했다고 전하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카르티에」 골프 연맹회장도 골프 육성의 호기를 놓칠세라 다른 사회 활동을 모두 포기하고 골프 발전에 전념하고 있다.
결과는 두고 볼 일이지만, 아뭏든 「미테랑」 치하의 80년대가 프랑스 골프의 도약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데 의문을 갖는 사람은 현재 없는 것 같다.
너무나 조용한 스포츠인 까닭에 골프를 『위험한 존재』라고 경계하는 좌파 지식인들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파리=주원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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