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총장 1년이 노벨상 받기보다 힘들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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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총장으로 보낸 지난 1년이 노벨상을 받은 연구를 할 때보다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철학은 변함없습니다."

14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러플린 총장은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연구는 예술이지만 총장 업무는 정치"라며 그동안 총장직을 맡으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소개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러플린 총장은 지난해 과학기술부의 요청으로 KAIST 총장에 부임한 뒤 ▶등록금 인상▶학부 정원 확대▶의대.법대 예비반 설치 등의 개혁안을 내놔 올해 초 일부 교수, 정부와 갈등을 빚었었다.

러플린 총장은 "대학 구성원 등에게 대학에도 시장원리를 도입해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원리를 폭넓게 이해시킨 게 그동안의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최근 학생 자율 선발권을 두고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서울대 문제와 관련, "사회 발전 과정에서 거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대학은 외부 간섭에서 벗어날 때 가장 경쟁력있는 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정부의 돈을 받는 서울대 입장에서 목표를 이루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덕=김필규 기자,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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