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온라인 정치 홍보 강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청와대가 11일 일부 비서관 인사 및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김종민(41) 전 대변인이 국정홍보비서관(2급)으로 복귀한 대목이다. 국정홍보비서관은 청와대 홈페이지를 관리하고 청와대 소식지인 '청와대 브리핑'을 만들어 대통령의 철학과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 자리다. 오보에 대한 논리적 반박에 나서고, 온라인 여론도 수렴한다.

대변인 직을 마친 뒤 지난 4개월간 대기발령 상태였던 김 전 대변인이 복귀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된다. 최근 노무현 대통령은 주요 메시지를 청와대 홈페이지상의 온라인 서신으로 전해왔다. 김 전 대변인은 대통령의 의중 읽기와 메시지 관리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노 대통령의 대국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한층 강화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 내에선 요즘 "매체.사안을 가리지 않고 동네북이 된 상황" "언론만을 보면 이미 레임덕(권력 누수)" "언론의 노 대통령 비판 경쟁이 붙은 국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홍보수석실의 역량과 움직임에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때문에 전직 언론인(시사저널 정무팀장) 출신인 김 전 대변인의 복귀를 계기로 국정홍보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노 대통령 홍보 논리의 강화 등 반전의 계기를 찾으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시인이던 전임 노혜경 비서관은 물러나면서 "실무 책임자로서는 무난했지만 노 대통령 철학을 전파해야 하는 비서관으로서의 역할은 미흡했다"고 토로했다.

비서실장 산하에 있던 기존의 업무조정 비서관(윤후덕.48)과 정무기획비서관(정태호.42) 자리는 이날 없어졌다. 대신 비서실장 산하에 기획조정비서관(윤후덕)을 신설해 실장의 업무 보좌, 정무 상황 대응 및 국정운영의 중장기 기획을 담당케 했다. 또 정책실장 직속으로 정책조정비서관을 신설해 이해찬 총리의 보좌관 출신인 정태호 비서관을 임명했다. 정당.국회 관련 업무 및 국정과제위원회의 점검.조정이 그의 업무다. 이로써 청와대에서 '정무'라는 이름을 단 자리는 모두 없어졌다.

최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