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선박…주택경매…나오기 무섭게 매진사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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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우리투자증권이 6월 말 판매한 부동산 펀드는 출시 첫날에 650억원 어치가 모두 팔렸다. 그런가 하면 대형 유조선 등을 만들어 해운회사에 빌려준 뒤 수익을 올리는 선박펀드는 올들어 공모할 때마다 평균 10대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상반기엔 부동산이나 선박에 투자하는 '실물 펀드'가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 시장에 등장한지 1년 만에 거둔 성과다. 무엇보다 은행 이자보다 높은 연 6 ~ 8% 대의 수익률에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이게 됐기 때문이다. 올 초 법원의 주택경매 물건에 투자하는 현대증권의 펀드엔 판매 10분 만에 1500억원이 들어와 시장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수익률은 어땠을까. 제로인에 따르면 투자자금이 100억원 이상 모인 21개 부동산 펀드의 경우 올 상반기 평균 수익률은 3.4% 수준이었다. 이는 연율로 따져 7% 수준으로 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다. 경기도 용인시 아파트 사업에 투자하는 한국투신운용의 '부자아빠하늘채부동산1'은 지난해 6월 출시된 뒤 지금까지 7.9%의 수익을 올렸다. 이 펀드를 포함해 '마이에셋 부동산1'이나 '맵스 프런티어부동산' 등 총 12개 펀드(전체의 57%)가 설정된 뒤 현재까지 4 ~ 7% 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선박 펀드는 연 6% 안팎의 배당금을 3개월마다 나눠주는 경우가 많았다.

운용사.증권사들은 불티나게 팔린 실물 펀드를 하반기에도 히트 상품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주력은 여전히 선박과 부동산이다. 당장 7월엔 선박 펀드 선단(船團)이 몰려 온다. 총 10개의 선박 펀드가 940억원 가량을 공모한다. 먼저 굿모닝신한증권.우리투자증권.현대증권은 이달 하순에 '아시아 퍼시픽 10.11.12호' 선박 펀드를 판매한다. 각각 120억원 규모로 대형 컨테이너선을 만든 뒤 현대상선에 빌려주고 수익을 올린다. 동양종합금융증권과 대우증권도 중순에 한국선박운용이 운용하는 '동북아선박투자회사 10 ~ 14호'에 대해 투자자 청약을 받는다.

또 대한투자신탁운용은 서울 을지로 아파트 사업에 투자하는 '클래스원 부동산신탁'을 곧 출시할 계획이다. 목표 수익률은 연 5.8% 수준이고 300억원 가량을 모집한다. 우리자산운용은 원유.금.구리 등 실물상품 지수 선물에 자금의 일부를 투자하는 '월드 챔프' 파생투자신탁 상품을 추가로 내놓는다.

실물펀드가 인기지만 투자할 때는 위험관리에 꼼꼼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부동산 펀드만 해도 아직은 자산운용.증권 업계에 전문가들이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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