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미얀마가 북한의 모델 될 수 있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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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총재

“북한에 미얀마는 흥미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얀마를 북한의 바람직한 미래상으로 제시했다. 본지가 이날 보도한 이른바 ‘통일 보고서’에 대한 질문을 받은 자리에서다. 정부가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3월 말 작성한 이 보고서는 통일 후 남북 임금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면서 북한 근로자 임금이 급등해 북한에서만 300만 명 이상의 실업자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을 담고 있다.

 김 총재는 북한 내 실업 사태에 대비해 한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세계은행 회원국이 아니고 우리 조직과 아무런 관계도 없어 언급을 자제하겠다”면서도 “다만 미얀마가 (북한의) 흥미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얀마는 오랫동안 국제사회에서 고립돼 있었는데 이제 개방을 시작하면서 세계 경제에 편입되고 있다”며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미얀마에 정부기구·통신시설·의료 등 개혁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는 2011년 민주 정부가 출범해 개혁·개방 정책을 취하면서 해외 기구와 기업들로부터 막대한 지원 및 투자를 받고 있다. 김 총재는 지난해 11월에도 “북한은 미얀마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좋은 소식은 한국 경제가 4%대의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점인데 이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과 비교해 굳건한 성장률”이라고 평가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의 추가 양적완화와 관련해서는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성장률이 낮은 데 대해 불만을 느낀 것”이라며 “일본은 20년간 시달린 디플레이션을 잡으려고 고심하는 중이며 계속 경기부양을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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