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은사 찾는 진주 동명중 6회 졸업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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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경남 진주시 동명중학교 6회 졸업생 20여 명은 신갑용(77) 전 교장을 해마다 찾는다. 10여 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일이다. 졸업생들은 개교 기념축제가 있는 11월과 스승의 날이 있는 5월에 신 교장 부부를 모시고 식사를 대접하고 큰 절을 올린다.

 스승을 찾는 제자 중에는 김경수(54) 부산고검장과 정병하(54) 소비자분쟁조정위원장, 정연만(53) 환경부 차관 등이 포함돼 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해마다 스승을 찾는 이유는 뭘까.

 당시 수학을 가르쳤던 신 교사는 방 3칸 중 한 칸을 중학교 3학년 제자들의 공부방으로 내주고 무료로 지도했다. 신 교사 부인은 밤 늦도록 공부하는 제자들에게 간식과 차를 챙겨줬다. 네 자녀를 둔 신 교사는 여섯 식구가 살기에도 빠듯한 살림살이였지만 제자들에게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제자들이 신 전 교장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유다.

 정 위원장은 “아무런 대가 없이 우리를 지도해주신 스승의 따뜻한 사랑을 잊지 못해 해마다 제자들이 찾아뵙고 있다”며 “제자들이 스승의 참모습을 보며 자란 덕분에 반듯하게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5일 동명중 체육관에서 열리는 명사 초청 특강에서 정 위원장은 신 전 교장을 모시고 나와 학창 시절 일화를 털어놓는다.

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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