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보다 질긴 벌레의 생명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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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일 공중 폭발했던 미국의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의 승무원들은 모두 사망했지만 그 안에 있던 우주실험용 벌레들은 끈질기게 살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컬럼비아호에 실험용으로 실었던 '캐노햅디티스 엘레간스'라는 선형동물이 잔해 속에서 생존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NASA는 사고 발생 직후 수거했던 우주실험용 벌레 용기를 개봉하지 않고 있다가 지난주 열어 보니 배양접시 안에서 벌레들이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고 전했다.

'C 엘레간스'로도 불리는 이 벌레들은 선형동물의 일종으로 땅속에서 썩은 식물을 먹고 살며 연필심끝 정도의 아주 작은 크기다.

이 벌레는 7~10일의 수명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벌레들은 컬럼비아호에 탔던 조상으로부터 수세대째 번식한 자손인 것으로 보인다고 NASA 측은 설명했다.

이 벌레는 인간의 각종 장기와 유사한 기능을 보이는 원시 기관들을 갖고 있어 각종 실험에 많이 사용돼 왔다.

컬럼비아호는 지구로 귀환하던 중 미국 텍사스 상공에서 폭발했으며 탑승 우주인 7명이 모두 사망했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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