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 없는 세상을 … " 혼혈인 소망 모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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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국적의 혼혈인과 그 가족 50여 명이 7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국제가족한국총연합회 창립대회를 열고 있다.

"혼혈인도 인간으로 보는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주한미군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하던 미국인과 한국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안탄우(44)씨는 7일 혼혈인으로서 겪어야 했던 사회적 차별과 냉대를 설명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아버지는 1961년 갓 태어난 자신과 어머니를 버리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한국 국적의 혼혈인들이 권리 찾기에 나선다. 주한미군과 한국인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인과 그 가족 50여 명은 이날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국제가족한국총연합회(국제가족연합)' 창립대회와 후원의 밤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창립 취지문에서 "혼혈인 가족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편견과 차별 속에 살아왔다"며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국민으로서 평등한 권리와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후원자로 나선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도 참석했다.

창립대회에 이어 열린 후원의 밤 행사에서 혼혈 가족들은 그동안의 상처와 고통을 쏟아내며 서로를 위로했다.

국제가족연합은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도움을 얻어 국내에 있는 혼혈인 숫자와 생활 수준에 대한 실태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이 단체는 이탈리아계 미국인 아버지를 둔 배기철(50)씨가 2003년부터 혼혈인 권익찾기를 목적으로 추진, 설립됐다.

임장혁.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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