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운 삶보다는 평온한 죽음을’ 존엄사 결심한 여성 결국 눈 감아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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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뇌종양을 선고받고 존엄사로 생을 마치겠다던 미국 브리타니 메이나드(29·여)가 1일(이하 현지시간)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존엄사 지지 시민단체 ‘연민과 선택(Compassion &ampamp; Cohices)’ 측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3일 “메이나드가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연민과 선택’은 “메이나드가 가까운 가족과 사랑하는 이들에 둘러싸여 조용히 평화롭게 죽음을 맞았다”고 전했다.

2012년 남편 다니엘 디아즈와 결혼한 메이나드는 올해 1월 악성 뇌종양으로 10년밖에 살 수 없다는 진단을 선고 받았다. 메이나드에게 발견된 다형성아교모세포종(Glioblastoma Multiforme)은 뇌종양 중 가장 악성인 종양이다. 하지만 항암치료를 받던 지난 4월 메이나드는 의사에게 시한부 인생이 6개월로 줄어들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메이나드는 존엄사를 결심했다.

메이나드는 “고통 속에 삶을 연명하는 것보다 담담하게 최후를 맞고 싶다”며 남편의 생일 이틀 뒤인 1일을 자신이 죽는 날로 택했다. 그녀는 이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리건주로 이사했다. 지난 1994년 존엄사법(Dead with Dignity Act)을 제정한 오리건주에서는 시한부 환자의 경우,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복용해 사망하는 것이 가능하다.

메이나드는 지난달 6일 유투브에 이같은 결심을 담은 동영상을 올리며 존엄사법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같은 메이나드의 유투브 영상은 지금까지 960여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스스로 죽음을 택하는’ 문제를 공론화하기에 이르렀다. 그녀는 또 영국 토크 쇼 ‘투나잇 쇼’와의 인터뷰에서 “존엄사를 선택할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메이나드는 1일로 예정된 날짜가 확정된 것은 아님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날 올린 유투브 동영상에서 메이나드는 “2일 내가 세상에 없더라도 내가 한 선택과 가족들은 여전히 나의 자랑일 것”이라며 “(예정일에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 2일 살아있다 하더라도 잠시 뒤로 미루는 것 뿐, 눈 감는 날은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강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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