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잡으려 가슴치자 화내기 시작, 코피 나게 때려 이웃서 말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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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엄청난 사고를 빚은 우 순경과 내연의 처 전말순씨(26)가 26일 낮에 싸움을 하게 된 것은 파리 한 마리 때문이었다.
마산고려병원에서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진 전씨는 27일 하오 기자들과 만나 띄엄띄엄 다음과 같이 우 순경과의 관계를 말하며 눈물을 떨구었다.
-26일 낮 우 순경과 싸움을 했다는데.
▲우 순경은 26일 낮 12시쯤 집에 와 점심을 먹고 낮잠을 자고있었다. 내가 그이의 몸에 붙은 파리를 잡아주기 위해 손바닥으로 파리를 쫓다가 그의 가슴을 치자 벌떡 일어나『왜 이래』하며 고함을 쳤다.
이 때문에 말다툼이 벌어졌고 하오 4시쯤 지서로 갔는데 하오 7시30분쯤 술에 취해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또 싸웠는가.
▲막 화를 내면서 주먹으로 나를 때려 코피가 났다. 이때 같은 짐에 세 들어 사는 친척언니가 말리자 언니의 뺨도 후려치는 등 정신나간 사람같이 닥치는 대로 부수더니 휭 나갔다.
-우 순경과는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나는 대구 모 모직회사에서 여공으로 7년 일했다. 80년9월 추석에 집에 왔다가 혼기도 되고 해서 그냥 가정 일을 돕기로 했다. 지난 2월쯤 이웃집에 하숙하고 있던 우 순경과 알게 돼 3월 초순부터 우리 집에서 동거하게 됐다.
부모님들이 결혼한 뒤 동거하라고 만류했지만 우 순경이 결혼비용이 없다며 가을에 식을 올리자고 해서 함께 살았다.
-우 순경의 성격은….
▲술을 너무 많이 마셨다. 집안이 가난해 늘 열등의식에 젖어있었다. 또 결혼식도 올리기 전에 여자 집에 얹혀 산다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한편 전씨의 수첩에는 82년1월26일에 우 순경을 알게 돼 2월8일 첫 데이트를 한 것으로 적혀있었다.
또 전씨는 수첩에『정말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있다면 왜 그러나. 세월은 정말 빠른 것 같다. 내 나이 이제 26세이니 여자로서, 아니 처녀로서는 꽤 많은 나이인 것 같다. 어쩌지』라고 낙서를 해놓았다.
전씨는 병원에서 가족들로부터 『동네 사람들이 우리 집을 「마귀의 집」이라고 부른다』는 소리를 듣고 흥분, 『자살하겠다』며 산소호흡기를 떼어내는 등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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