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엄한 교황 따뜻한 변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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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교황 베네딕토 16세(78)가 부드러워졌다. 과거 근엄했던 모습과는 딴판이다.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4월 19일 265대 교황으로 선출됐을 때 가톨릭 내 보수파들은 환영했다. 반면 개혁주의자들은 실망했다.

그러나 2개월여 만에 상황은 달라졌다. 지지자나 반대자나 모두 "교황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섬세하며, 인간적으로 따뜻한 분"으로 여기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최근 전했다.

과거 그는 교리를 강조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인공 수정을 엄격히 제한한 이탈리아 법을 지키기 위해 정부 정책에 개입하기도 했다.

그러나 딱딱했던 그의 강론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부드러워졌다. 죄와 징벌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더 많이 강조한다. 흡입력과 카리스마를 겸비했던 고 요한 바오로 2세에는 그가 못 미칠지도 모른다. 그러나 베네딕토 16세는 나름대로의 '낮은 모습'으로 신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예수회의 케이스 페클러 목사는 최근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목격한 교황의 모습에 즐거운 충격을 느낀다. 그는 깊은 기도와 참된 영성을 지닌 지도자다. 매우 지적이고 탁월한 신학자이기도 하다.

진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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