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자본잠식 규모 3조4천1백73억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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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SK글로벌의 회계장부를 해외 현지법인 등 그룹내 자회사와 연결해 계산한 결과, 재산보다 빚이 3조4천1백73억원이나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이 회사가 지난달 주총서 발표한 감사보고서 상의 자본잠식 규모(본사 단독재무제표 기준) 2천1백58억원을 크게 초과하는 것이다.

SK글로벌이 30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연결재무제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총자산은 12조4백63억1천7백만원, 총부채는 15조4천6백36억7천1백만원으로 자본을 3조4천1백73억54백만원이나 까먹었다.

SK글로벌의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한 영화회계법인은 "해외 자회사의 자산 중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3조4천8백75억6천3백만원을 모두 특별손실로 처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SK글로벌의 손실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남에 따라 채권단의 공동관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당초 감사보고서에서 밝힌 규모보다 자본잠식 액수가 커진 것은 다른 부실 계열사를 자회사로 추가했거나, 부실규모를 늘려잡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해외 법인의 정확한 실사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SK글로벌의 자본잠식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에 대해 "이미 어느 정도 예상했던 규모"라며 "이는 작년 말을 기준으로 한 자료여서 최근 시점을 기준으로 한 정밀실사에서는 자본잠식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SK그룹은 "해외법인의 부실 자산 3조4천억원 등이 대부분 보수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추가 부실이 확인되거나 확대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SK그룹 고위관계자는 "SK글로벌의 정확한 자본잠식 규모와 부실규모는 현재 진행 중인 실사결과가 나와야 확정될 수 있다"며 "이미 알려진 부채규모 8조5천억원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병기.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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