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콤 글레이저의 맨체스터, 체질변화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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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덕중 기자] 한국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한 박지성(24)의 새로운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변화의 시기에 직면해 있다. 맨체스터의 신임회장 취임을 앞두고 있는 조엘 글레이저는 1일(이하 한국시간) "언론에서 보도된 연간 예산 제한설은 말도 안되는 일이며, 퍼거슨 감독이 영입을 원하는 선수가 있다면 적극 고려하겠다"고 의사를 내비쳤다. 단 글레이저는 '현명한 영입'을 전제조건으로 달았다. 박지성의 빠른 주전확보를 원하는 국내팬들 입장에서는 섭섭한 일일 수 있지만 구단의 연간 예산 중 2500만파운드만이 이번 이적시장에 투입될 것이라는 보도를 접했던 현지 팬들로서는 반길만한 일로 보인다. 물론 '반 글레이저' 감정이 극에 달한 현 상황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맨체스터는 현재 20대 초반의 루니, 호나우두, 대런 플레처, 키에른 리차드슨, 존 오셔 등 전도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로이 킨(34) 라이언 긱스(31) 폴 스콜스(30) 게리 네빌(30) 등의 노장들이 여전히 전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돌발변수를 고려하면 맨체스터는 라이벌 클럽에 비해 효율적인 인적자원을 보유했다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맨체스터가 지난시즌 팀 최소실점 2위를 기록했다고는 해도 퍼디난드의 파트너 부재와 과거에 비해 떨어지는 중원압박은 적지않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따라 퍼거슨 감독은 조합의 극대화가 가능한 공격보다는 탄탄한 수비라인을 위해 골키퍼 및 중원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고 이 과정에서 반 데 사르와 박지성을 영입했다. 또한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에 따라 향후 맨체스터의 영입전략도 이 부분에 초점이 맞혀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시즌 PSV에인트호벤에서 선보였던 박지성의 플레이 성향이 현재의 맨체스터 구단에 적지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박지성은 낯선 잉글랜드 무대와 환경, 문화적 차이에 따른 부담을 떠안고 있고 더욱 치열해진 주전경쟁을 펼쳐야만 하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맨체스터 구단의 미래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유럽구단의 첫번째 수입원인 TV 중계료의 확대 및 인상이 최종목적'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고,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축구에 대한 애정보다는 사업적 수완이 강한 말콤 글레이저로 인해 맨체스터의 체질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파급정도를 예상하기가 쉽지 않지만, 최악의 경우 이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퍼거슨 감독 및 맨체스터 팬들의 입장 변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는 향후 박지성에게 경기력 외적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맨체스터 구단의 체질변화가 불가피하며, 이는 어떤 형태로든지 박지성에게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덕중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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