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밤|신진식(서울 종로구 이화동29)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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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입을 열까, 그만 둘까
목까지 차 오른 이 염원을
애써 감싸안으며
천명을 기다리다
불현듯 허울을 벗고
대지에 앉아 본다.
모를까, 누가 알까
다스려온 허물 한 알
굵어진 수염 끝엔
여운의 이슬 방울
주야로 어루만지며
진주처럼 품고 산다.
누구의 영덕일까
아니, 연사질을 하는 걸까
얼럭에 비친 섬광
밤하늘을 문채 놓아
아련한 색을 더하며
수줍음을 연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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