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詩)가 있는 아침 ] -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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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김명리(1959~)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부분

앗! 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
은둔하는 하루살이들이 개미 떼들이
바위 속을 온통 하얗게 누비고 있다
그들의 하루 일과는 바위 속으로
널찍한 신작로를 내는 일
봄이 다 가기 전에 그들의 대지에
또 한 그루 망개나무를 심는 일
해 넘어가기 전에 불멸의 식탁을 마련하는 일



인간은 불멸을 믿지 않는 만큼이나 불멸의 꿈에 집착한다. 그 집착으로 인간은 병 덜 들고 제법 오래 사는 방법을 터득했지만, 반면에 또 그만큼 탐욕의 강에서 허우적거리며 불면의 나날을 보내기 일쑤다. '바위 속으로 난 널찍한 신작로'란 실은, 내 마음에 깃들어야 할 '불멸의 샘'이었던 것! 우리 마음 속에 불멸의 식탁을 마련하고, 손님도 초대하자

박덕규<시인.소설가>

◇약력=▶경희대 국문과 졸▶1980년 '시운동'을 통해 등단▶8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당선▶94년 단편 '날아라 지섭!'발표 소설가로 등단▶협성대 문예창작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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