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깊이 보기:'뉴타운' 뭐길래

'제2의 강남'되어선 절대 안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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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 안건혁 서울대 교수 (지구환경시스템 공학부)

뉴타운은 우리말로 신도시다. 최근 혁신도시, 기업도시, 자유도시, 행복도시 등 수많은 도시개념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모두가 신도시이며 뉴타운이다. '신도시' 하면 실제 내용과 상관없이 전원도시를 연상하던 때와는 달리 이제는 신도시의 브랜드도 다양해진 셈이다.

강북 뉴타운은 따지고 보면 신도시가 아니다. 기존 시가지를 철거하고 다시 짓는 주거지 재개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뉴타운이라 부르는 것은 과거 경험상 재개발이란 용어의 이미지가 좋지 않고 참신함도 없기 때문이다. 좋게 해석하면 낙후된 구도시를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바꾸겠다는 서울시의 의지표현이라고 볼 수도 있다.

다만 의심스러운 점은 강북 뉴타운의 제안 시점과 바탕에 깔려 있는 정치적 의도다. 온 나라가 수도이전이니 균형개발이니 하고 시끄러울 때 경기도는 수도권의 균형개발을, 서울시는 강남.북의 균형개발을 들고 나왔다. 강북과 강남의 차이를 없애고 균형을 맞추겠다는 서울시 구상은 정치적으로는 득이 될지 모르나 역사문화도시 서울의 미래를 위해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지금까지 서울시가 보여준 강북 뉴타운의 모습을 보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강북은 강북다워야 한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이 강북을 강남화하는 것이다. 동과 서가 다르고, 북이 남과 같을 수 없듯이 강북이 강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특히 강북은 600년 서울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다. 21세기 선진도시의 코드가 문화적 정체성과 다양성일진대 일시적인 정치적 이득을 위해 서울의 역사문화도시로서의 가치가 훼손돼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