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농구단 후원나선 학생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 28일 창단한 FV정신지체장애인 농구단이 "화이팅"를 외치고 있다.

"농구를 통해 장애인 친구들과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겠습니다."

강원도 춘천지역 여중.고 학생의 연합 봉사 동아리인 '하자하자 봉사하자'는 28일 춘천 동원학교에서 정신지체인 농구단을 창단했다. "영원히 봉사하자"는 의미에서 농구단 이름도 'FV(Forever Volunteer)'로 지었다. 이들이 장애인 농구단의 창단을 준비하게 된 것은 지난 3월. 지난해 서울에서 창단한 'MRBT 정신지체인 농구단'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도 한번 제대로 봉사하자"며 뜻을 모았다.

4월 준비위원회 결성을 시작으로 두 달여 동안 각계에 자문하고 지역의 뜻있는 단체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의 준비 작업 끝에 농구를 하고 싶어하는 춘천 동원학교 중.고 정신지체 선수 11명을 모았다.

지난해 중앙일보 자원봉사대축제에서 금상으로 받은 시상금 150만 원을 비롯해 동아리 중심학교로 지정돼 문화관광부가 지원한 200만 원, 푸르덴셜생명에서 지원한 100만 원 등을 농구단 창단비용으로 썼다.

이에 강원대는 매달 두번 모여 연습할 수 있는 체육관을, 춘천시농구협회와 강원체고는 농구공을 제공했다. 춘천을 연고로 한 우리은행 한새여자프로농구단도 이들의 훈련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봉사단원 20여 명은 앞으로 매주 토요일 연습장을 찾아 선수들과 함께 땀을 흘릴 계획이다. 선수들과 함께 농구를 배우면서 개개인의 성격과 특성을 파악, 농구를 잘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주된 임무다. 훈련이 끝나면 집까지 데려다 주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일요일에도 각자 맡은 장애인을 만나 점심도 같이 먹고 박물관도 함께 다니는 등 사회 적응 훈련도 할 계획이다.

농구단 지도는 동아리 지도교사인 유재용(42.춘천여중 체육교사)씨가 맡았다. 7월17일 서울에서 열리는 정신지체인농구대회 등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농구단 감독 강화(16.성수여정고 1)양은 "정신지체장애인 친구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농구단을 만들었다"며 "농구단이 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데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난생 처음으로 유니폼을 입어 봤다는 김대국(15.동원학교 중 3년)군은 "농구가 처음이지만 재미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춘천=이찬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